잠깐의 시간, 잠깐의 시. 잠시(詩)
한겨울, 정점의 추위에서
눈이 끝없이 내리는 밤은 저물고
저물었던 해는 다시금 떠올라
정점의 추위를 몰고 도망가고
BGM_사랑 알 수 없나봐-폴킴
LINK_https://www.youtube.com/watch?v=IS9MeZe9rX4
확신이야
너는 어제
나의 집 앞까지 왔어
확신했어
이리저리 움직인 것도 아니고
딱 그 자리 오래토록 서 있어
무언가를 덜어내려 했음을
첫 눈을 뚫고
너의 발자국은
뜨거움으로 주변을 녹이고
가로등 불 환히 비치는
물 웅덩이 만들어
너의 마음을 씻어 갔겠지
확신했어
너도 알겠지만
우리 집엔 그만큼의 따뜻함을 가진
물이 많지 않잖아
네가 덥혀 놓은 그 물에
나는 흰 눈 가득 녹여내어
지울 수 없는 눈의 흔적들을
같이 담아낼래
종일
너의 온기로
세수할래
당신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그대 발자국 옮긴 자리에서 유일하게
우리집 앞에서만 웅덩이가 생겼기 때문에.
당신이 덜어 놓은 것들을
아침에서야 발견한 나는
당신이 왔고
그길로 당신이 돌아 간 것만
알 수 있는 나의 마음을
가슴 찢어지게 붙잡기만 할 뿐입니다.
그토록 눈이 내렸던 하루의 끝에서
나는 왜 당신의 심장을 느끼지 못했을까요.
당신의 그 온기가
당신만을 울린게 아니란 걸
알아주길 나는 바랄 뿐입니다.
퍼내고 또 퍼내도
그대 덥혀놓은 물이
줄지 않는 이유를.
당신이 은연중에 알아주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