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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Jan 26. 2024

고객님 믿으십니까?

닥터 세일즈 03

고객의 의심

특히 우리나라 고객들 중에는 ‘의심‘이 많은 신중론자 분들이 많다. 세미나를 통해서 충분히 기술적 가능성과 도입 시의 효과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직접 더 자세하게 확인해보고 싶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가성비는 좀 떨어지지만, 다음 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단계도 고객에게 줄 것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PoC는 Proobe of Concept의 약어이다. 개념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미 고객과의 미팅과 세미나를 통해서 고객사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해진 상황 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장비의 회전수를 높이면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에 영향이 없을지? 같은 문제이다.

장비의 회전수를 높이고 싶은 이유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나 그로인 해 품질이 떨어진다면 좋은 개선이라고 볼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장비의 부품 형상이나 온도 조건 등 변수가 하나만 더 추가돼도 복잡한 문제가 되어 버린다.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면 쉽겠지만 일반적으로 생산현장에 있는 장비에 실제 재료를 투입하여 테스트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생산 스케줄에 대한 부담과 재료비 손실에 대한 부담 등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렇게 명확히 문제를 도출하다 보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가 분명해진다. 우리 소프트웨어를 제안해서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하면 된다. 하지만 고객은 그렇게 쉽게 믿지 않는다. 이때 아주 유사한 사례나 동종업계의 사례를 보여주면 매우 도움이 된다. 앞선 글에서 처럼 기술 세미나를 통해 이런 과정을 이미 거쳤음에도 고객이 확신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저희 장비나 장비 운용조건은 좀 달라서요. 저희 것에 대해서도 과연 잘 예측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저의 재료는 좀 특이한 면이 있어서 그런 특성을 반영해서도 예측이 될지 궁금하네요.’

이런 류의 궁금증이 도출된다면, 어쩔 수 없다. 보여 줘야만 믿을 수 있다.


최소의 정보로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면, 고객이 제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얻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의 사례를 구현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엔지니어의 공수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 사실 아직은 고객이 아니고 잠재 고객인 회사를 위해 엔지니어의 공수를 투입해서 일을 해주려면 부담이 된다. 그래서 나는 최대 일주일의 공수 안에서 해결된 만한 수준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편이다. 왜냐면 무료로 제공되어야 하는 서비스 이기 때문이다.

이때 사실은 고객에게 많은 데이터를 받는 게 좋지 않은 면이 있다. 10가지의 정보를 준 고객은 10가지가 다 반영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10가지를 반영하기엔 일이 너무 복잡하고 커진다. 따라서, 최소한으로 받는 것이 오히려 기대감을 적당히 갖게 해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2가지 정보만으로 구현한 것을 보여주고, 더 많은 정보가 반영되면 더 훌륭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여운’을 남겨 두는 것이 영업기회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신중한 엔지니어 문화

우리나라에서는 신중론자가 많다고 표현한 이유는 실제로 해외의 경우 유사한 사례의 논문만 보여줘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논문은 우리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경우이다. 한편으로는 논문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 씁쓸한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항상 디테일하게 분석하고 신중하게 연구해 온 많은 엔지니어들 덕분에 기술 강국이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책임감 있는 엔지니어들이 많기에 우리나라의 최고의 자원이 ‘인재’가 된 것이다.


이렇게 진행된 PoC나 BMT를 통해서 좋은 결과가 공유되어도 바로 제품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좀 더 깊게 연구된 결과를 얻고 싶은 경우, 이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이 온다. 다음글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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