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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치 Oct 20. 2019

커뮤니케이션이란?

영어는 수단일 뿐

의사소통 - 커뮤니케이션의 사전적 정의는 사전에 잘 나와 있다. 외국계 기업에 입성하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까? 하는 것이었다. 사실 영어를 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원들은 이미 나의 영어 실력을 알 고 있는 상황이었다. 흔한 공인 영어 성적도 갖고 있지 않았고, 사실 회사가 제출을 원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꽤나 중요한 직책을 주는 데 영어 실력이 이 정도 여도 괜찮은 걸까? 나를 뽑다니 무슨 생각일까? 궁금했고, 물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또 흥미로웠다.

We know your communication skills with Koreans. That's enough.

한국인, 특히 한국의 고객들과 내가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 지켜봤다고 했다. 그리고 좋은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좋은 관계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즉 한국 사람들과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이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좋은 인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찾기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대학원에서 7년, 직장에서 10년 있으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연구를 하고 일을 해왔다. 그리고 자주 소통의 문제를 만나곤 했다. A를 말했는데 A’로 알아듣거나 심한 경우 B로 알아듣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런 사람은 영어로도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내게 된다.


처음 참석한 워크숍의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영어가 모국어 이거나 모국어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지만 여전히 주제는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언어 능력이 아니라는 뜻이다. top down, bottom up, Interdepartmental의 3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현재의 문제를 점검하고 온전하진 않더라도 해결책들을 도출하는 자리였다.

여전히 그 핵심 주제들은 피드백, 자유도, 위임, 의견수렴 제도 등이었고, 익숙한 이야기 들이었다. 어차피 직장에서의 소통은 추상적이거나 감성적인 것은 아니다.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표현과 잘 정의되어 있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얼마나 정확하고 상세하며 신속하게 피드백을 하는가 하는 문제가 언어능력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언어 능력은 생각보다는 단순한 문법과 단어로 표현이 가능하다. 물론 업무상 소통에 한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긴 하다. 문화에 대한 설명, 직원들의 마음과 태도, 내가 갖고 있는 비전과 기대감 등 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통의 8,9할은 숫자, 팩트, 평가 그리고 계획 등으로 이뤄진다. 고등학교까지의 영어로 가능한 일이다.


본사와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많은 업무가 이메일로 진행이 된다. 이메일은 소통의 주요 수단이기에 이메일만 잘 써도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좋은 이메일, 좋은 소통에 대해 잘 정리된 자료들이 인터넷에 많이 있다. 예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초기에 몇 번의 이메일이 오고 갔지만 뜻이 전달되지 않은 경험이 있다. 어줍지 않은 영작 실력으로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고 애를 썼지만 계속 명확한 전달이 안되어서 서로 간의 답답함이 누적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한 것은 바로 PPT를 활용한 도표와 그림이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명확히 상황과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첨부된 그림 하나가 더 많은 것을 더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for example”이다. 하나의 예를 들어서 상황을 설명해주면 아주 직접 적인 전달이 이루어진다. 특히 서로가 갖고 있는 배경 지식의 차이가 있거나 문화적 차이가 있다면 더욱더 추천하는 방법이다.

과일의 구조도 그림이 없다면 설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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