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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기 Aug 18. 2020

okinawa


오키나와에 갔었어.

응, 혼자.

내가 일본말을 못 하잖아. 그래서.


가다 가다 끝에 바다가

끝이 없는 바다가 끝에 있더라.


바다가 내 머릴 콱 줘박더니

생각 같은 거 할 생각도 말어.

그러고는 내 머릴 흩뜨리고

근사하게 웃으며 가네?


그래 생각할 생각도 않고

바다를 보다

보다가 보고 보는데, 울어버렸네?

크고 본격적으로

울러 온 사람처럼 울어버렸네.


서로 말을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아무 말이나 막 쏟아내고 싶었거든.

싹 다 말해, 버리고 비우고

무슨 일 있었나요, 모른 척 돌아오고 싶었거든.

그래서 거기엘 간 거였거든.


근데 다 알아채더라고.

말을 몰라도 다 알아버리더라고.


'쟤 외롭네.'


하고.


못본 척 보고 가.

모른 척 알고 가.


내가 그랬나 봐.


남도 다 아는 걸, 모르는 사람도 다 아는 걸,

말을 몰라도 금방 아는 걸.


나만, 알아도 모르고 그랬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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