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나의 생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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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녹아





인터넷 중독? 니코틴 중독? 알코올 중독? 뭐니 뭐니 해도 현대인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중독은 카페인 중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커피 없이는 못 삽니다. 못 살아요. 안 마시면 오히려 머리가 아프고 몸에 기력이 하나도 없습니다. 혈중 카페인 농도를 유지해야만 정신을 차릴 수 있어요.


저의 커피 루틴은 이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며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들이켭니다. 출근을 하면 오전엔 라테를 마시고, 오후 2시쯤 졸음이 몰려오면 시원한 커피를 또 한 잔 들이켜죠. 커피 한 모금 마시면 '아, 살 것 같다' 이런 느낌?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습니다. 제 몸의 질병으로 인해 카페인을 금지당했죠. 카페인은 금지이지만 그럼에도 커피만은 놓을 수 없었습니다. 커피는 이미 제게 생명수와 같아요.


의사는 말했습니다. "카페인 때문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라고. 하지만 저는 "커피 없으면 살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반박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꼼수를 찾아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죠. 이게 또 웃기는 게,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뭔가 정신이 번쩍 드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는 카페인이 거의 없는데도 말이죠. 이게 바로 플라세보 효과인가? 아니면 커피 자체의 향과 맛에 중독된 건가? 잘 모르겠지만요.


가끔 일반 커피를 몰래 마실 때가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받을 때나 피로감이 심할 때는 "오늘 하루만..." 하면서 금기를 깨뜨리죠. 그러고 나서는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커피 정도로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하면서 제가 과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커피 없는 하루는 정말 힘이 듭니다. 온종일 멍하고, 일에 집중도 안 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귀찮아져요. 이게 진짜 중독이구나 싶습니다. 술이나 담배처럼 명백히 해로운 건 아니지만, 없으면 안 되는 상태가 되어버렸잖아요. 커피 향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고, 커피숍 앞을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약속을 잡을 때도 자연스럽게 카페로 가게 되고, 비즈니스 적인 이야기를 할 때나, 공부를 할 때도 커피를 마시게 되죠. 이제 커피는 제 일상의 중심이 되어버렸습니다. 커피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완전히 끊을 수는 없으니까, 최대한 몸에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커피를 즐기기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커피야, 미안해. 너와 좀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정말 쉽지 않아. 그래도 완전히 이별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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