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왜 이렇게 작아졌어요?
또 며칠이 지나고, 수유 연습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 어제까지는 잘 자라고 있던 아이가 미니미마냥 너무 작아져 있었다.
"도담아. 왜 이렇게 작아졌어?"
울먹이며 아이 다리를 만져주고 있는데 뒤에서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을 닦으며 간호사 선생님을 보는데, 간호사 선생님들이 웃고 있었다.
"어머니. 도담이 옆에 있어요."
옆을 보니 정말로 서준이가 있었다. 내가 다리를 만진 아이는 서준이가 아니었던 거다. 밤 사이 서준이의 자리를 옮긴 모양이었다.서준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보고 있었다. "엄마. 나 여깄어. 엄마 거기서 뭐 해?"라고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순간 웃음이 터졌다.
"아, 죄송해요. 전 이 아이가 제 아이인 줄 알고."
간호사 선생님도, 나도 한참을 웃었다. 서준이를 빨리 봐야 한다는 생각에 맘이 급해 아이 얼굴도 제대로 확인 안 한 내 모습이 너무 웃겼다.
서준이는 젖병을 입에 가져다대기가 무섭게 꽉 물고 힘 있게 빨아서 넘겼다. 어제보다 빠는 힘이 훨씬 좋아졌고, 무엇보다 호흡 조절 능력이 좋아진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혹여 서맥이 올까 봐 중간중간 쉬어가며 55cc 정도를 먹였다. 10cc 정도를 남기고 잠이 들어 나는 서준이를 품에 꼭 안고 있었다. 오늘따라 몸에 힘을 여러 번 주더니 나중에 보니 속싸개만이 아니라 배냇저고리도 다 풀어져 있었다. 팔 한쪽은 빼려다가 반만 뺀 채 옷에 걸쳐 있었고, 한쪽은 다 빼서 나와 있었다.
"우리 도담이, 태동이 남다르더니 역시 활동적이구나."
내 말을 듣긴 했는지 아이는 자면서 미소를 지었다. 혹여나 손톱으로 자기 얼굴을 긁을까 싶어서 내 손가락을 가져다 대어 주니 그 작고 예쁜 손으로 내 손가락을 꽉 붙잡았다. 손에도 힘이 많이 생긴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렇게 아이와 1시간 여의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발걸음을 돌렸다.
집에 와서도 잠이 오지 않았다. 오늘 밤에도 서맥이 오진 않았을지 걱정이 되어서 밤 11시간 넘은 시간에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병원에서는 궁금할 때 언제든 전화를 걸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셔서 마음 놓고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선생님. 도담이 오늘 서맥 왔나요?
"아뇨, 어머니. 오늘 서맥 없이 잘 지냈어요."
마음의 걱정이 싹 녹아내렸다. 홀로 잘 지내준 서준이가 기특하고 사랑스러웠다. 내일 의사 선생님 회진 때는 "퇴원하세요."라는 말을 꼭 들을 수 있길 바라며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