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었다. 엄마는 몇 시간째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말없이 뜨개질에만 집중했고,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런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뜨개질을 완성한 엄마는 먼저 간 아들의 베개 밑에 이미 떠 놓았던 스웨터를 펼치고, 이제 막 끝낸 벙어리장갑을 양팔 끝에 겹쳐 놓았다. 그걸 보는 엄마의 미소를 눈물이 적셨고, 아이는 그런 엄마를 보고 뒤돌아 누웠다.
눈을 감은 아이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베갯잇을 적셨다.
이제 막 겨울로 접어드는 늦은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