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으로 시작되는 아침
낭만으로 시작되는 아침
어릴 때 바이올린을 3년 간 배웠습니다. 그때는 어려서 그 소리가 좋은 건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그만두지 않고 계속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연주곡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어느 땐 깊은 숲 속에 들어간 것 같고, 어느 땐 강물에서 첨벙첨벙 노는 듯한 감상에 빠집니다. 합주 연주를 들으면 가슴이 벅차올라 두둥실 떠 오를 것만 같습니다. 진중한 첼로와 정중한 트럼펫, 자유로운 드럼과 매력이 넘치는 바이올린, 합주의 꽃 피아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악기입니다. 기립 박수를 치며 '그때 그만두지 않고 계속했더라면' 나도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어있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저에게 있어 연주곡은 낭만 그 자체입니다.
아침 6시 30분 기상과 동시에 휴대폰 알람 소리가 울립니다. '띠로리로리 띠로리로리' 습관적으로 알람 끄기 버튼을 누르고 일어납니다. 알람 덕분에 학교도, 회사도, 중요한 약속도 늦지 않았으니 고마운 소리입니다. 하지만 왠지 쿵쿵쿵 문을 두드리며 '일어나!'하고 갑작스럽게 외치는 엄마의 구호령 같아서 살짝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죠(이 구호령도 이젠 그리운 소리네요). 그보단 '지혜 자니?'하고 조용히 침대 맡에 와서 '일어나야지'하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고심하여 알람 소리를 제가 좋아하는 연주가의 피아노 곡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되었느냐면요, 분명 똑같은 아침인데 신기하게도 완전히 다른 아침이 되었습니다. 어지러운 꿈을 꾸다가도 아름다운 피아노 곡에 심박수가 평온해집니다. 매번 다리의 반동을 줘 벌떡 일어났는데 이젠 침대 위에서 피아노 음계에 맞춰(?) 스트레칭도 합니다. 어젯밤 지쳤던 세포들이 다시 제 빛으로 탱글탱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눈이 부셔 찡그렸던 표정도 이젠 천천히 햇빛을 음미하며 미소 짓고 일어납니다. 일어나서는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부엌으로 걸음을 옮겨 입을 헹구고 따뜻한 물을 마시며 피아노 곡을 끕니다. 낭만이 제게 기분 좋은 아침을 선물합니다. 그렇게 아침부터 낭만적인 선물을 받으면 하루에 잔잔한 기쁨이 흐릅니다.
오늘 힘들고 고된 하루였다면 내일 아침은 좋은 연주곡과 함께 일어나 보면 어떨까요? 낭만이 주는 아름다운 치유의 힘을 하루의 시작에 선물해 보세요. 분명 내일은 좀 더 나은 하루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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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작
insta. @anyway.kkjj
아름다운 일요일입니다.
싫은 거 말고,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세요.
여러분의 일요일에 기쁨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