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책방 로컬 로망스

가가책방이 좋아하는 조각들

by 가가책방
KakaoTalk_20200321_000525473_15.jpg 강풍이 불던 날

봄바람이 불었다.

몹시, 모진 바람이 불었다.

책방 문에 달아둔 풍경을 떨어뜨릴 만큼 센 바람.


평소 풍경이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듣기 어렵던 종소리가 너무 울리지 않아 이상함을 느낀 다음에야 풍경 끝에 달린 추가 사라졌음을 깨달았다. 주위를 둘러보고, 살펴봤지만 찾지 못했다.

바람이 가져가 버린 건지 내가 잃어버린 건지, 없어지고야 말았다.


아침에 책방 문을 열면서 풍경을 달 때면 울리던 소리.

문을 열고 손님이 들어올 때 반갑게 들리던 소리.

때때로 풍경 소리에 이끌리듯(사실은 문이 열리면 사료가 생긴다는 경험에 끌린 거지만) 공원에서 달려오던 고양이들.


예전과 같을 수는 없지만.

비슷한 역할을 해줄 친구를 찾았다.

커튼에 꽂아뒀던 고양이 뱃지.


읽고, 생각하고, 쓰는.

책방과 잘 어울리는 뱃지다.


잃어버린 추는 어디에 있을까.

어쩌면 가까운 곳에 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흙과 닮은 색이라, 어느 구석에 끼어 눈에 띄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로컬 로망스.

가가책방 문을 열 때면 듣게 될 풍경 소리.

가가책방이 좋아하는 조각 중 하나다.


KakaoTalk_20200321_000525473_05.jpg 잘 보면 넷이 닮았다_인상이 사납지만 귀염성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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