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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윤채(가제)]

18화 '소중한 나의 발, 자동차"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때로는 돌고 돌아서 인연을 만나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 타는 차(현대 i30 3세대 1.4 가솔린 터보 2017년형)와 현재 재학 중인 대구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이 그렇지요. 오늘 이야기는 소중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코카콜라처럼 삶의 활력을 주는 제 차를 소개할까 합니다.




지금 타는 차는 네 번째 차량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차는, 정말 많이 사용하는 "편의장비"가 들어간 차라고 생각합니다. 


편의사양이 많으면 좋을 수는 있겠죠. 그러나 편의장비를 다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경제적 부담도 늘어나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수도권 중소도시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은 직장 출퇴근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자차가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유지하는 비용이 적어도 평균 월 30만 원 이상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문득 2020년 봄에 일부 주유소에서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1,100원 대로 떨어졌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나마 이때는 기름값 부담이 확실히 적어서 크게 부담 없이 다녔던 게 그립네요. 지금은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00원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요. 한편으로는 각종 오일류, 타이어, 점화플러그와 같은 소모품 비용까지 생각해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엔진오일 한 번 가는 데에 적어도 5만 원 이상이 들고요. 타이어 전체를 교체하는 데에 30~40만 원은 잡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유지비와 부품값 그리고 정비비용 부담이 적어야 유지할 수 있습니다.



i30 3세대(PD)를 처음 만난 후 오너가 되기까지는 6년 4개월이나 걸렸습니다. 2016년 9월에 i30 3세대(PD)의 사전 계약을 진행할 때 이미지와 제원표 등을 보면서 마음에 쏙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먼저 컴팩트한 크기의 해치백 차량이어서 혼자 타고 다니거나 앞 좌석 위주로 쓸 때 좋았습니다. 그리고 주행 성능이 우수한 점과 연비도 비교적 무난한 편이었고요. 또한, 내가 꼭 필요했던 각종 편의사양(앞좌석 통풍 시트·블루투스 오디오·블루투스 핸즈프리 등)이 옵션이거나 기본으로 들어간 것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직접 일곱 차례나 몰아봤을 정도로 주행 성능도 매력적이었습니다. 핸들링이 뛰어났으며 달리는 즐거움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마디로 ‘천생연분’이라고 느꼈습니다.


거리에서 i30 3세대(PD)를 보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하얀색(폴라 화이트)의 1.4L 가솔린 터보 차량 오너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요. 그러다가 ‘롯데하이마트’를 복직한 직후이던 2022년 12월 말에 집 안에 일이 생겨서 차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에 타던 현대 i30 1세대(FD)도 그럭저럭 탈만 했으나 아쉬울 때도 많았습니다. 자동 4단 변속기 장착 차량이라 연비가 생각보다 좋지 못했고요. 4단 항속 주행 시 3,000rpm에서 시속 100km 정도로 나오더라고요. 블루투스 스트리밍이 안 되는 오디오와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트립 컴퓨터의 평균 연비 표기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2020년 하반기부터 차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지요. 신차 시승을 계속하면서 중고차 사이트를 살펴보고 있었지요. 인터넷에 올라온 중고차를 보러 직접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타고 있는 차는 2023년 1월 6일에 수원에서 가져왔습니다. 교대근무로 하루 쉬는 날이라 아침 일찍부터 중고차를 보러 다녔지요. 대전에서 봤던 i30 3세대(PD)는 1.6L 디젤 차량이었습니다. 외곽과 고속도로 주행이 비교적 많았으며 연간 25,000km 이상 주행하고 있으니, 유류비가 절약되는 점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경유 차량의 환경 규제가 심해지고 있는 점은 옥의 티였죠.


오후 늦게 수원으로 향했습니다. 여러 다른 중고차를 본 다음에 운이 좋게도 곧 제 차가 되는 중고차를 만났습니다. 제가 원했던 1.4L 가솔린 터보 엔진에다가 흰색이었고요. 블루투스 오디오가 들어가 있는 순정 내비게이션과 블루투스 핸즈프리 그리고 버튼 시동 스마트키까지 있었습니다. 다만, 앞좌석 통풍 시트는 장착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습니다.


차를 가져오기 전에 여러 가지 살펴봤습니다. 외관을 보니 붓 페인트를 칠한 흔적이 일부 있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주행거리가 연식 대비하여 많은 편이어서 걱정도 있었고요. 엔진과 트랜스미션 상태가 괜찮았던 것은 다행이었답니다. 약간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지만 고민 끝에 차량을 계약하고 등록까지 마쳤지요. 차를 처음 가져온 2023년 1월부터 2023년 6월 초까지의 5개월간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원하는 것을 가져왔으니 오래 타고 싶은 마음이 강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 근처의 정비소에서 차량 점검할 때의 일입니다. 차량 하부와 차량 외관 쪽을 더 자세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생각보다 범퍼의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후면범퍼가 찢어져 있었으며 전면범퍼 고정 상태는 생각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범퍼가 소모품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찜찜하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3월이 끝나갈 때 앞뒤 범퍼를 교체했지요.


작년 1월 말의 어느 날 대전으로 이동하던 중에 경부고속도로 상에서 가속페달을 밟았음에도 시원하게 가속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이거 큰일 났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최악의 경우를 피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답니다. 한편으로는 큰 일없이 목적지인 대전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요.



다행히 큰 일없이 무사히 대전에 도착하여 목적지 인근의 한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왔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솔레노이드 밸브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더라고요. 심각한 경우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뻔했는데, 정비비용이 8만 6천 원이라 그나마 안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앞좌석 통풍 시트를 시공하여 쾌적한 운전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원래 제가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통풍 시트가 꼭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통풍 시트 시공업체를 알아봤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순정 가격이 사제로 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순정으로 75만 원을 주고 시공했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특히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통풍 시트를 켜고 주행하면 확실히 등에 땀이 덜 차니까 좋았습니다.


경험상 중고차를 산 후 등록비용만 추가로 드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새 차와 달리 타는 사람에 따라 제품 차이가 있습니다. 정비 상태와 각종 소모품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차를 사기 전에 성능기록부만 너무 의존하지 마시고 실제로 방문하셔서 물건이 있는가 본 후 차의 상태를 확인하세요. 반드시 시동을 걸어본 후 아주 약간의 시운전을 통해 엔진과 변속기, 수동변속기나 자동화 수동변속기 차량에 있는 클러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은 필수고요. 그리고 실내외와 하체, 누유 상태와 라이트 상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중요합니다.


되도록 무사고 차량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는 단순 교환과 전방 외판 교환을 진행한 차량이 더 많을 겁니다. 상태가 괜찮으면서도 가격 측면의 우수성이 있다면 단순 교환 혹은 전방 외판(껍데기) 수리 혹은 교환한 차 정도까지는 사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를 이용하면서 때로는 대구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정말 편했습니다. 하루에 500km 이상 주행해 본 것도 열 차례 정도 되네요. 특히 작년에는 그동안 운전하여 가보지 못했던 지역을 다녀왔었습니다. 맛있는 여행을 하러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작년에 있었던 두 가지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립니다. 



5월에는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LP 음반이 많아서 유명한 피자집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피자를 먹으면서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4악장이 흘러나올 때의 감동이 생생하더라고요. 차 안에서 블루투스로 듣는 음악보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는 남해 독일마을에서 수제 소시지와 슈니첼을 먹으러 간 일이 있었는데요. 남해 해안가와 남해대교를 보면서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경험을 하기도 했네요. 작년 2월 15일에 발전기금을 내러 모교인 단국대학교에 다녀온 일이었습니다. 롯데하이마트 입사 5주년과 학사 졸업 10주년을 동시에 맞았던 시기였고요. 때마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면 학위수여식을 하여 의미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오니까 참 뿌듯하고 가슴이 몽클하더라고요. 이날 왕복한 거리는 585km 정도였습니다.


이후에도 지난 5월까지 모교를 일곱 차례나 더 다녀왔는데요. 2023년 11월 9일에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강사」 오프라인 교육 및 필기 평가가 있을 때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차를 이용하여 다녀왔을 정도입니다.


퇴사 이후 차를 유지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차가 생기면 나가는 돈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래도 경험해보니 얻는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죠. 차량 유지비로 한 달에 최소 비용을 40만 원은 잡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차량 상태나 다닐 일이 생기는 것에 따라 유류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더 나갑니다.

다만, 저의 상황을 봤을 때 차를 유지하는 게 더 도움이 되더라고요.


앞으로 자기 차량을 이용하여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하러 다닐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간 활용과 기동성이 좋아지니까 이동하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시간과 자료들을 더 보충할 시간이 많아지니까 강의의 경쟁력이 더욱 올라가지요. 




중소도시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은 시내버스나 특별교통수단 등의 대중교통보다 이동 시간을 다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동 시간대의 제약도 다소 줄어드니 제때 다녀오기도 좋고요.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참고로,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이 집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경산 진량에 있고요. 본가가 대중교통이 불편하며 오후 9시 이전에 막차가 끊기는 경우가 많은 경북 중·서부 지역에 있습니다. 그래서 자차가 있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매달 유지비와 유류비는 들어가더라도 소중한 발인 자동차를 통하여 얻는 즐거움과 살아가는 힘을 얻는 부분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다린 끝에 만난 애인 같은 차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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