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예고편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해 있대

by 오월

전 세계적으로 힘들었던 몇 년간. 금방 지나가리라 여겼던 코로나는 본격 20년 초부터 전 세계를 힘들게 했다. 처음 내가 느꼈던 코로나는 수년 전 경험했던 메르스가 떠올랐다.


15년 어느 날, 갑자기 약국장님이 마스크를 나누어 주었다.

"요즘 상황이 좋지 않아. 여기에 메르스 환자 입원해 있다니까 마스크랑 장갑 착용하고 근무하게."

뉴스로만 접하던 메르스.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치사율이 꽤 높았던 바이러스로 기억하고 있다. 그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있다니..


우리는 불안감에 휩싸여 건네주는 일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에는 니트릴 장갑을 껴 어색하게 손을 움직였다.

하루 평균 약국에 접수되는 처방전은 400건 안팎이었다. 그런데 메르스 시기에 접어들자 그 많던 손님들이 꽁꽁 자취를 감추었다. 100명 안팎의 적은 접수자.

방문자가 뜸해지니 비로소 메르스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낀다.


00바이러스가 발명했다, 바이러스 모체는....

사실 뉴스에서 온갖 바이러스가 발병했다는 소식을 들어도 주변에 감염자가 없으니 와닿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아무리 퍼져도 나는 학교에 등교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그런데 약국, 심지어 대학병원 앞에서 근무를 하니 바이러스가 비로소 실감이 났다.


약국에 근무하는 20여 명의 직원이 의미가 없었다.

하루 종일 휴대폰 보고, 약장 정리를 하고... 무슨 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도 시간이 가질 않았다.


"아무래도 메르스 사태가 조금 지속되다 보니, 돌아가면서 휴가 좀 쉬어줬으면 좋겠어"

약국장님은 약사님들을 모아두고 부탁했다. 아무래도 고임금자들이 아무 일 없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데 월급날은 다가오니 조급하고 아까운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약사님들 중 몇 명은 오히려 쉴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 역시 고임금자. 나도 쉬고 싶다...."

"우리는 월급도 쥐꼬리만 해서 쉬게 안 해줘."

내가 이 기회에 나도 잠깐 휴가 쓰고 싶다 말하니, 주임님이 택도 없다며 고갤 설레 저어버렸다.


그렇게 일주일이 조금 넘는 기간, 정신을 차려보니 메르스 사태는 종결되어 있었다.

다시 정신없던 이전으로 되돌아왔다. 답답하게 착용하던 KF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불편하게 손에서 겉돌던 니트릴 장갑을 벗어던졌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답답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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