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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상만두 Dec 11. 2024

[안양] 꽃을 주는 사람, 유영호, 2018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부림로 169번 길 41





유영호

1965년 ~


유영호는 대한민국의 조각가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


대표작 '그리팅맨'

세계평화 인사하는 조각 '그리팅맨'

"인사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 인종, 종교 간 모든 관계의 시작이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한국식 인사의 의미를 곳곳에 전하고 싶었습니다."



주제 의식이 명확한 작가 유영호

그의 작품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메시지는 없습니다. 도리어 본질만을 남겨두어 두고 보면 볼수록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기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은 가능한가?


도시를 아름답게 한다는 명분 아래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제작되고 구입된다. 

하지만 이런 공공미술은 때론 초대받지 않은 손님처럼 환영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여기서 ‘예술의 공공성’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보고 즐기지 못한다면 이 작품들은 예술가 개인의 만족을 위한 정신적 사치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예술작품은 세상과 소통할 때에만 진정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갤러리안에 존재하고 있는 작품들은 이미 들어가기 전부터 비용을 지불하고 감상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작품을 만나게 된다. 즉, 어느 정도의 선입관을 가지고 작품을 이해해 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일지라도 내가 잘 이해 못 해서 그런가 하고 다시 한번 작품을 살피게 된다.

그런데 길거리를 걸으면서 무심코 지나치던 공공미술은 어떤가?

그것들이 예술작품으로 보이는가 아니면 쓸데없는 돈 낭비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가?


제대로 된 작품 정보도 없이 순수히 작품만으로 애해를 해야 하는 경우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많다.

게다가 길이라는 것이 의미하듯 사람들이 이동하는 장소라는 점도 작품을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미지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

2017년 뉴욕의 월스트리트에 작은 소녀상이 등장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조각가 크리스 틴 비스발(Kristen Visbal)이 뉴욕 맨해튼 시의 도움을 받아 설치하게 된 이 <두려움 없는 소녀상 Fearles s Girl Statue〉은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 Charging Bull>을 마주 보고 위풍당당한 존재 감을 드러냈습니다. 뉴욕 시내에서도 특히 남성 중심적인 증권사가 즐비한 월스트리트에 설치된 이 소녀상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얻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한 달 후 철수 예정이었던 소녀상은 1년 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녀상이 보행에 방해가 된다 라는 의견부터 '소녀상은 함께 기획한 기업들의 페미니즘을 이용한 마케팅 수단일 뿐'이라는 냉소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돌진하는 황소상>의 작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Arturo Di Modica)의 거센 반발이 있었습니다. 그는 "황소상의 의미는 경제 불황 속 미국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허락 없이 황소상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여 작품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은 권리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 지만 이런 디 모디카의 주장에도 뉴욕 시는 소녀상의 전시를 연장하기로 결정했고, 한 달만 전시될 예정이었던 소녀상은 전시기간이 1년으로 대폭 연장되어 자리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두려움 없는 소녀상>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공론의 장을 형성한 성공적인 공공미술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임원직에 여성 비율이 현저히 적다는 현실을 일깨워주며 구조적인 성차별에 대한 의미 있는 담론을 이끌어내었고,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처럼 공공미술(Public art)'은 기획자나 작가의 의도로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미술로서 미술관이나 갤러리 안에 전시되는 미술 작품들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공미술은 기본적으로 공익을 표방하고 있지 만 특정한 장소에 설치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점 때문에 기획자의 정치적인 의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모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공공미술을 향한 비판의 여지를 주지만 동시에 그만큼 다양한 감상과 의견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점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의무감으로 탄생한 예술?


빌딩숲 사이를 걷다 보면 건물들마다 크고 작은 조형물이 하나씩 들어앉아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건물주가 미술을 좋아하나?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1995년부터 시행된 일면 '1퍼센트법'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9조 (건축물에 대한 미술작품의 설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종류 또는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건축하려는 자(이하 건축주"라 한다)는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의 설치에 사용하여야 한다.


건축주(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제외한다)는 제1항에 따라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 작품의 설치에 사용하는 대신에 제16조에 따른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할 수 있다.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라 미술작품의 설치 또는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하는 금액은 건축비용의 100분의 1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미술작품의 설치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정리하자면, 1만 제곱미터 이상의 건축물을 지으면 공사비의 1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제작 및 설치에 할애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하도록 하는 법이다. 





도시의 특성을 고려하고 있나?


많은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 하거나 시야를 방해할만한 소지가 있는 공공조형물은 그래서 공간의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합니다. 공간과 어울어지지 않은 조형물은 그저 장벽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퇴근길 우연히 발견했던 조형물, 사실 이때만 해도 작품의 제목과 작가조차 알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건물 자체가 검은 빛을 띄기도 하고 주변이 전체적으로 큰 빌딩들 사이에 있었기에 문에 확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앞에 화단이 있길래 (작품의 일부인줄 알았습니다.) "꽃을 심겠다는 의도인가?", "나무에게 꽃을 돌려 준다는 것인가?" 뭔가 알쏭달쏭 이해가 가지 않는 메시지라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서야 그 화단은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차단봉의 역할을 하게 된었다는걸 알게 되었을 때 많은 아쉬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과연 작가에게 물어 보고 설치한 것일까? 작품 의도가 왜곡되지는 않나?

메시지를 매우 중시하는 작가의 성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공간에 꽃을 주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따뜻함을 전ㄷ잘하고 싶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아이가 아빠와 지나가며 작품에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화단 때문에 더이상 다가가지는 못했습니다.

아이가 꽃을 만지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면 작품이 더 살아 났을텐데 안타까웠습니다.

또는 많은 사람들이 꽃을 받는 모습을 찍기위해 한번이라도 더 작품을 보게 되었다면 공공성이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지출처: 공공미술포털

광진구 아차산로 강변에스케이뷰에 설치된 작가의 작품에서는 그 의도가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장소마다의 역사를 잘 활용한 다양한 바리에이션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공공미술은 모두가 공감이 갈만한 주제의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어야 할것입니다.

이제 30년이 채 못된 역사를 가진 공공미술을위한 '1퍼센트 법'이 형식적인 과정이 아니라 지역만의 독특한 메시지를 담아 지역민들의 공론의장으로 활용되기 기원해봅니다.





* 공공미술 작품 제보자를 찾습니다.

   회사 주변이나 집 주변에 멋진 조형 작품을 발견하시면 밴드에 올려 주세요.

   그 지역을 탐방해서 산책 루트를 짜거나 추후 워크숍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band.us/n/a2aaA98e4dx7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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