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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Apr 19. 2024

선물 받은 연필

연필 같은 삶

오늘은 멋진 연필하나를 선물 받았다.

호텔에서 쓰는 연필이라 그런지 검은색에  가늘고 긴 게 손에 쥐기도 좋다.

 많은 필기도구 중에 유난히 연필이 좋다.  어려서  가난했던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쓰다 버린  몽당연필을 주워다가 볼펜에  끼워  밤늦게까지  숙제를 하거나 일기를 쓰던 추억이 있어서일까?

그 시절에는 연필이 귀해서 친구들과 연필 따먹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다 제법 긴  연필을 줍게 되거나 얻게 되면 너무나 좋았다.

세월이 바뀌고 칼로 깍지 않아도 되는 샤프도 나오고 볼펜도 만년필도 흔해졌지만 요즘은 컴퓨터 자판을 쓰고  휴대폰  자판을 쓰니 학생이 아니고서는  볼펜도 더구나 칼로 깎는 연필은 잘 쓰지 않는다.

하지만 난 아직도  연필로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글을  쓰다가 틀리면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면 된다.

연필 심이 부러지거나  다 닳으면  칼로 깎으면 된다. 새롭게 깎아진 날카로운 연필심은 무뎌진 내 마음을 새롭게 하기도 하고 마음자세를 고쳐 먹게도  한다.

내가 살아가는 것도  연필 같으면 좋겠다.                             지우기도 하고 다시 깎아서 새롭게 시작하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쓰는 멋진 연필이지만  써지는 건 보통 연필과 같다.

멋진 연필이라서 글이 잘 써지는 게 아니다. 

이 연필을 멋지게 보는 마음이 좋은 글을 써지게 하는 것이다.

오늘도 연필을 깎으면서  내 마음을 새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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