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의 울음소리에 밤은 침묵을 깬다. 못다 한 말들을 목젖 아래까지 꾹꾹 눌러 담아 두었다 뒤늦게 소나기로 쏟아내는 여름의 저항은 거세다. 계절의 초입을 이미 알아 채 버린 풀벌레는 기세에 눌리지 않고 새벽 밑까지 울어댔다.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이 새벽을 부채질하고 추적이는 빗소리에 뜨거운 커피 한잔을 내려 창가에 선다. 벌컥 들이킨 한 모금에목젖은쪼그라들고 위장은 경계태세를 취한다.
새벽밥을 지어두고 '부릉' 시동을 켠다. 런닝셔츠 경비아저씨는 반팔 티셔츠를 입고 이 새벽에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짚 앞 은행나뭇잎은 바람을 핑계 삼아 '투두두둑' 빗물을 털어 차 앞 유리창에 뿌린다.
시절은 두 얼굴로 나뉘어 각기 다른 색을 칠하고 몸과 마음을 지척에 두고 지내던 지인들은 온텍트 세상으로 사라졌다.떠나야 할 것들은 집요하게 주변을 맴돌고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은 맥없이 떠나간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두 물이합쳐져 흐르는 두물머리는, 사계절을 익히기에도, 맥없이 앉아 멍 때리기에도 그만이다. 특히나 비 내리는 날 강가를 주변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바라보노라면 세상사 부질없음에 녹적지근 했던 마음도 풀어지는 까닭이다.
사람 키높이만큼 솟아오른 꽃대 사이에 핀 연꽃은 퍼붓는 비에도 고결함을 잃지 않는다. 왼쪽 다리를 곧추세운 두루미가 운무 속으로 훨훨 날아오르고 우산을 받쳐 쓴 남녀 한쌍이 호젓한 산책을 즐긴다.
떠날 때와 멈출 때를 모르는 아둔한 인생이나 서성이는 계절은 닮았다.억지로 등을 떠밀어서라도 보내고 싶은 시간과 붙잡히지 않는 시간의간극은 현재에 묶여 있다.
내린 비에 더욱 선명하게 제 색을 드러낸 쪽배는 나루터를 지킨다. 하나, 둘 떠날 채비를 하며 나루터로 다가오는 여름, 그중 매미는 숭고한 죽음을 택할 것이고, 고추잠자리는 수천 수만 번의 날갯짓으로 다른 계절을 유혹하느라 여념이 없을 테다.
프리랜서로 일하던 큰아들이 작업실을 얻어 완전히 독립해서 나가고, 막내아들 역시 프리랜서로 독립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지금껏 지내온 시간을 나누어 대입해보면,역설적이게도 코로나 펜데믹 이후 지금까지가 아이들과 함께 했던 행복 농축 시절 같다.
주말엔 특별히 외출할 일 없으면 매끼 다른 음식을 준비했는데, 그 시간이정말 설렜다. 넷플릭스 영화를 같이보고, 동물의 숲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하고, 게임을 같이 즐기며불편한 시절이지만 우리 방식대로 행복을 나누었다.
때가 되어 품을 떠나는 자식도, 섭리 따라 바뀌는 절기도 가고 옴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운무 속에서도 제갈길을 아는 쪽배는 여름과 함께 우리들의 시절도 함께 싣고 떠날 것이다. 잔물결을 타고 놀던 새 한 마리가 두 다리에 불끈 힘을 주며 날아오른다. 출렁이는 물결 따라 이미 계절은 저만치서 동그라미를 그린다. 건강, 여유, 웃음, 행복이 가득 찬 보따리를 서둘러 채워 쪽배에 함께 실려 보낸다.
때가 되면 모습을 달리하는 계절처럼, 작가님 말씀처럼 때가 되면 독립하고 품을 떠나는 게 자식이죠. 잘되어서 독립하면 좋아해야 하는데 아쉽죠. 왜 그런지는 알면서도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죠. 그래도 계절이 여러번 바뀌다보면 또 적응하는 게 삶 아닌가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요. 감사합니다.
쪽배타고 떠나는 여름~ 제목이 한 줄 시같아요 과일초계국수 비쥬얼부터 압도적이네요 먹고싶어요 ㅠㅠ 요리하는 시간이 즐거운 작가님이 부러워요 가족과 자연과 어우러져 소소하고 깊은 행복을 누리는 일상이 전해져요 행복이 가까기 있는 작가님이 느꺼지고 참 행복이 뭔가 강조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글입니다^^
작가님 쪽배에 담긴 작가님의 마음에 이신전심합니다. 연꽃의 고결함을 간직하고픈 마음과 현실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간격에 서 있는 우리는 두루미처럼 한쪽 다리로 서 있는 존재가 아닐런지 생각해보았어요. 연꽃에 흔들리는 바람의 모습도 우리같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누리며 살아있음이 감사하네요.
때가 되면 모습을 달리하는 계절처럼,
작가님 말씀처럼 때가 되면 독립하고 품을 떠나는 게 자식이죠. 잘되어서 독립하면 좋아해야 하는데 아쉽죠. 왜 그런지는 알면서도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죠.
그래도 계절이 여러번 바뀌다보면 또 적응하는 게 삶 아닌가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요. 감사합니다.
@공감의 기술 맞아요 작가님~~
계절도 인생도 섭리대로
움직임에도 가슴 한켠엔 늘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작가님 말씀처럼 여러 번의
계절이 바뀌다 보면 무디어지고
적응이 되어 가겠죠.
늦은밤 공감 감사드려요 작가님.
편하게 푹 쉬세요♡
작가님께서도 쇼스타코비치 월츠2번 좋아하세요?
참 많이 듣던 음악인게 반갑네요~
계절은 어김없이 떠나 가고 오고
우리도 그렇구요~^^
쪽배타고 떠나는 여름~ 제목이 한 줄 시같아요
과일초계국수 비쥬얼부터 압도적이네요
먹고싶어요 ㅠㅠ 요리하는 시간이 즐거운 작가님이 부러워요
가족과 자연과 어우러져 소소하고 깊은 행복을
누리는 일상이 전해져요
행복이 가까기 있는 작가님이 느꺼지고
참 행복이 뭔가 강조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글입니다^^
@안신영 네 작가님~~
쇼스타코비치 왈츠2번
엄청 좋아해요.
계절도 인생도
기다리지 않아도 가고 옴이
섭리인 줄 알면서도
가끔 서늘 할 때가 있네요.
비가 내려요 작가님~~
따끈한 차 한잔으로
행복한 하루 시작하세요♡
@단짠 감사해요 작가님의
예쁘신 공감♡
과일초계냉면(국수)만들어
작가님이랑 나누어 먹고
싶어요.
코로나가 만든 불편함 속에
가족의 응집이라는 게
숨어 있었던 것 같아요.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도 했구(고)요.
사무실 창밖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네요.
작가님께 얻은 행복한 마음을
작가님께 보내 드립니다♡
비 오는 날,,
두물머리로 달려가고 싶군요
쇼스타코비치를 틀고
차 창문을 열어
왼손을 비행기 날개처럼 뻗고
라라라라~~흥얼거리며...
아...갑자기 저 냉면이 땡기는건,,,
@헤비스톤
비오는 날 두물머리
정말 운치있죠~~
차창 밖으로
팔을 주욱 뻗고
콧노래 부르며
질주하시는 모습
상상 되네요 ㅎ
진짜 맛있었는데..
드리고 싶네요 헤비스톤님께^^
공감 감사드려요.
우중충한 날씨가
클레식 감상하기에
제격입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냉면을 보는데도 마음은 가을 가을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하신 소중한 시간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얼른 저녁을 먹어야겠습니다. 음식 사진 보니 더 배가 고픕니다.ㅎ
@루씨Luce오늘은 비가
정말 많이 내리네요~~
냉면이 이젠 추워 보여요 작가님~~ㅎ
작가님도 예쁜 공방에서
풀밭에서 아가들과
알콩달콩 달달한 추억
많이 많이 쌓으세요^^
따뜻한 밥 지어서
맛있게 드시고요.
들러 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
쪽배에 담긴 작가님의 마음에 이신전심합니다.
연꽃의 고결함을 간직하고픈 마음과 현실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간격에 서 있는 우리는 두루미처럼 한쪽 다리로 서 있는 존재가 아닐런지 생각해보았어요.
연꽃에 흔들리는 바람의 모습도 우리같아요.
그럼에도 여전히 누리며 살아있음이 감사하네요.
멋진 풍경이네요~
@스토리텔러 레이첼
작가님과 쪽배에 담긴 마음을
이심전심 통하니
너무 좋네요.
흔들리는 세상에서도 고결함을
지키려는 연꽃.
외다리로 선 두루미.
우리의 모습이자 현실과
이상이 빚어내는 간극이겠지요~~
작가님 말씀처럼
세상아 아무리 흔들어봐라.
그래도 우린 감사하며
살아갈테다!!
공감 감사드리고
풀벌레 우는 이밤도
평안하시길요♡
작가님의 글과 음악, 영상이 잘 어우러져 마치 흔들리는 연꽃처럼 삶을 잘 지탱하고 있는 한 인간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 인간은 독자 자신이 될 것이고 제 자신이고요. ^^
@May 이렇게 예쁜 공감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작가님.
수만 번의 흔들림 속에서도
각자의 삶을 지켜내는 일.
비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의연히 지키는 연꽃을
바라보며
제가 느낀 감정과 참
비슷한 작가님..
마음이 통한 것 같아
잔잔한 미소가 번집니다.
흔들림의 시간 속에서
삶을 잘 꾸려나가시는 작가님과
저를(^^)응원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저 조그만 쪽배에 두 발을 올려 놓으면
고국으로 갈 수 있을까요?
섬세한 눈으로 찍어 올려 놓으신
나무 한 그루, 의자 하나, 꽃 한 송이와 바람까지도
모두가 그리운 풍경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이민지에 묶인 발 대신 마음을 얹어 놓고
발 대신 마음만 고국으로 달려갑니다.
고맙습니다.
@박지향 Galadriel
할수만 있다면 제가
쪽배를 띄워 작가님을
이곳으로 모셔오고
싶네요.
작가님 글을 읽다가
비바람 몰아치는 험한
날씨에도 꼿꼿하게
자신의 청초한 자태를
잃지 않으려는 연꽃의
기품있는 모습에
마음이 잔잔해지던 이날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그리워질 고국의 그리움을
달랠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되셨을까 마음 써 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글로 또 뵈어요 작가님♡
실은 제가 작가님의 이 글과 사진을 보고
생각지도 않게 "색으로 씁니다"를 올렸어요.
갑자기 "훅" 그리워지는 언니와 고국의 풍경들을 생각하면서...
파란 쪽배!
저를 태워갈...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과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
감사합니다.
@박지향 Galadriel
앗 작가님~~
갑자기 가슴 속 뜨거운
무엇이...,
넘 뭉클합니다.
미황사 템플스테이에서 만난
분 생각도 갑자기 났어요.
처음만난 제게 이민생활의
외로움을 털어 놓으며
좋은 글 많이 써서
당신처럼 외로운 분들께
단비가 되어 달라시던..
작가님께 위로가 되었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예쁜 사진과 글 많이
올릴게요.
늘 좋은날 되시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