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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a Jul 29. 2019

제 가치를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에 많은 것들이 오고 가고 있었다.

특별한 순간이 오기도 했고, 그 순간은 다시 일상으로 변하기도 했다. 긴장되고 어색한 순간도 있었다. 이 역시도 평범하고 느슨한 익숙함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트레스받은 어떤 날은 마구 폭식을 하기도 했고, 기분이 좋은 날은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으며 나를 가꾸기도 했다.


마음의 요동은 하루에도 수십 번 오고 갔으며, 매주 혹은 한 달간 롤러코스터를 친다. 어떤 날은 모든 주어진 상황에 감사했다, 어떤 날은 나만 불행한 것만 같은 마음에 소용돌이가 치기도 했다.



핑계 하나를 들자면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에 바쁘다 보니 책을 읽는 일을 멀리 했으며, 글을 쓰는 일에도 소홀했다. 일상에 치이다 보면 생각이 짧아진다. 한 가지, 한 마음과 감성에 오랫동안 숙고할 생각이 길어지지 않았다.


그런 일상 속에 우연히 유투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구글 ceo를 만난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중 손녀 유라 씨가 한 말이 머릿속에 깊게 박혔다.



" 우리를 너무 좋아해 주고, 우리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러니깐 안 좋아할 수가 없어요. 너무 고맙구...저희가 가려는 방향을 정확히 그 사람들도 알구.
내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한테 얼마나 고마운지..인정해 주고, 북돋아 주고, 축하해 주고 사랑해 주고, 초대해 주고, 이런게 너무 좋은 거예요."  

- 출처: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투브 비디오



나에 가치를 누군가가 존중하고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결국 하루하루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매일을 지탱하는 힘이 아닐까 싶었다. 결국 모든 순간은 정해진 삶의 루틴으로 변한다. 나를 하루에도 롤러코스터 치게 하는 마음은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인정 받고자 하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 되게 되는 건 아닐까.


그 가치란 대단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딸로서, 한 명의 직원으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친구로서, 애인으로서의 역할과 그 소소한 노력에 대한 인정의 욕구.

 

내 하루를 살아가는 원점, "나를 알아봐 주세요"라는 마음속 외침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세상에 존재하는 경험과 일들은 새로움으로 내게 왔다 일상으로 내게 자리 잡는다. 어디에 살든 무엇을 하든 흥분되고 설레는 마음은 사라지는 감정이다. 삶 원동력 중에 하나는 마침내 내 의의를 찾아가는 일이 아닐까 한다.


-

회사에 고객 중 한 분이 문제가 생겼다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메일을 받아 본 순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한 답을 주고 싶었다. 이리저리 물어보며 자료 조사했고 결국 해결점을 찾았다. 정신없이 찾아본 시간과 노력과는 달리 메일은 매우 간결했다.


"이런저런 사유로 그 문제가 발생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런 조치가 필요합니다."라는 5줄로 요약한 이메일. 너무 장황하게  쓰는 것은 그리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언가 대수롭지 않고 큰 문제가 아니란 듯한 인상의 이메일이었다. 고객에게 안심을 주기 위한 배려도 나름 숨어 있었다.


고객에게 답이 왔다. 단출하게 보낸 메일 이었는데 명확하고 친절한 설명이 고맙다고 했다. 매우 도움이 되었다는 답메일. 예상치 못한 답이었다.


그 작은 감사 표현이 너무나 고마웠다. 내 숨은 노력을 알아봐 준 느낌이었고 내가 이곳저곳 물어보며 공부한 걸 혹시 뒤에서 지켜봤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었다. 소소한 노력의 가치를 알아봐 준 느낌이었다.


내가 했던 행동과 내 존재 가치를 알아주었을 때 삶의 원동력을 느낀다.



오늘도, 이번 주도, 이번 달도, 평온함과 초조함이 내 마음을 오락가락 지배할 것이다. 모든 것이 감사했다, 모든 것이 불평으로 변할 때도 있을 것이다. 나도 내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다. 모든 게 다 재미있다가 모든 게 다 지루해지기도 한다.


그런 삶의 중심에서 나를 지켜 주는 원동력은, 내 가치를 발견하는 일 그리고 작고 사사로운 일이지만 누군가가 내 가치를 알아봐 주었을 때의 감사함이 아닌가 싶다.


"제 노력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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