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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봉황제 ]

그림자의 속삭임

by FortelinaAurea Lee레아

- 그림자의 속삭임


검은 그림자가 갈라진 틈에서 솟아오르자, 그 자리에 있던 무인들은 순간 움찔하며 물러섰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꿈틀거렸고, 그 안에서 여러 개의 붉은 눈동자가 번쩍였다.


단청은 검을 단단히 쥐었다.

그녀의 본능이 속삭였다.

저것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무언가 더 깊고 어두운 힘이 저 안에서 깨어나고 있다.


"봉황의 힘이 곧바로 주어질 거라 생각했느냐?"


린야오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짙은 조소가 배어 있었다.

그는 검은 그림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이 봉황이 남긴 마지막 시험이다.

진정한 주인이 아니면, 이 그림자에 삼켜질 것이니."


그 순간, 그림자 속에서 손이 튀어나왔다.

아니, 그것은 손이라기보다 뻗어 나온 촉수에 가까웠다.

그것은 놀라운 속도로 단청을 향해 휘둘러졌다.


단청은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피했다.

그러나 그림자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


촤악!


그녀의 어깨를 스친 그림자가 순식간에 살을 파고들었다.

단청이 이를 악물었다.

독이었다.

촉수가 스치자마자 팔이 저려왔다.


그러나 그녀가 물러설 틈은 없었다.

그녀가 움직이자마자 또 다른 촉수가 튀어나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단청!"


백랑이 외치며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쌍검이 허공을 가르며 그림자를 베어냈다.

그러나 베어진 그림자는 곧바로 원래의 형태로 되돌아갔다.


"이건…"


백랑이 이를 악물었다.

일반적인 무공으로는 절대 베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순간, 그림자 속에서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는 이 힘을 감당할 수 없다."


그리고, 그림자 속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는 깊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얼굴은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붉게 빛나는 눈동자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린야오가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드디어 나오셨군."


그의 말에 단청과 백랑은 동시에 경계했다.


"대체… 누구지?"


그 그림자 속에서 나온 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봉황의 그림자.

봉황을 탐하는 자들에게 마지막 시험을 내리는 자이다."


그 순간, 하늘이 요동쳤다.

봉황의 울음이 다시 한번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림자의 형상이 더욱 짙어졌다.


이제, 최후의 시험이 시작되었다.



- 봉황의 불꽃, 그림자의 심연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꽃과 대지에서 피어나는 그림자가 뒤섞이며 거대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단청과 백랑, 그리고 무림맹의 장로들은 그림자의 존재와 맞서 싸웠다.

그러나 그 존재는 검으로도, 내공으로도 쉽게 베어 지지 않았다.


그때, 단청은 깨달았다.

이 그림자는 단순한 적이 아니었다.

이것은 봉황의 힘을 가지려는 자들에게 부여된 시험 그 자체였다.


"… 그렇다면."


단청은 검을 거두었다.

그리고 가만히 그림자를 응시했다.


그 순간, 그림자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것은 마치 그녀의 행동을 의아하게 여기는 듯했다.


린야오가 미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포기하는 건가?"


그러나 단청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이 싸움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고 싶을 뿐이다."


그녀는 그림자를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그 순간, 그림자 속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재미있는 답이군."


그리고, 그림자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봉황의 형상이 다시 한번 하늘을 가르며 울부짖었다.


마침내, 봉황의 선택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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