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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이데 전주현 May 03. 2024

부서지는 곳에서

24.05.02 19:34 씀

소년은 사람들 두 눈을 관찰하며 자랐

파도하늘의 두 눈을 관찰하며 자랐다


소년은 부드럽고 세게, 바다로 갔

파도는 부드럽고 세게, 육지로 갔다


소년파도 만났다

사람이 하늘에 기도하는 곳에서


파도는 소년과 만났다

하늘이 사람을 마중 나온 곳에서


무언가 잔뜩

부서지는 곳에서


*


잔뜩 굽은 등

안정적인 기세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거품

철썩이는 리듬


소년은 파도에게만은 수다스러웠

파도는 소년에게만은 과묵했다


소년이 오십 다 되도록

파도가 저쪽 바다에서 이쪽 육지 몇 번이고 옮겨 다니도록


춤을 췄다

겪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소년이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나갈 때도

파도가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추가할 때도


소년은 여전히 소년이었다

파도는 여전히 파도였다


계속해서 잔뜩

부서질 수 있었다


살아갈 수 있었다

꿈꿀 수 있었다


*


소년 부드럽고 세게, 육지로 돌아

파도부드럽고 세게, 바다로 돌아


소년이 바다의 두 눈을 관찰하며 산다

파도가 육지의 두 눈을 관찰하며 산다


파도와 만난다

소년과 만난다


살아갈 수 있다

꿈꿀 수 있다





나의 아이돌, 지오디의 리더, 쭌 오빠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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