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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프레스 Jun 12. 2021

허리 펴기

어깨 피자 꿈을 피자

머리보다 몸으로 기억하고 싶다.

아니 굳이 기억하기보단 그저 자연스레 게 되면

그게 베스트. 유연성을 위한 각종 스트레칭!

각종 식을 배우고 혼자 해보면

자세는 어쩐지 어설 이지만 일단 꾸준한 게

중요할 것 같다.  

시간과 연습이 축적 습관이  수 있으리라.

멈추면 또 곧 잊어버릴 테고.

다른 본격(?) 운동보다 스트레칭이 더 미로울 때도 있다.

마치 공연 시작 전 소품이 흐트러져 있는 무대를 보거나

마지막 퍼포머들의 커튼콜에 감흥하듯이.

근육을 이완시키는 과정들이 운동 전 기대감을 부른다.

본말이 전도 되는 얼그러진 상황이 오히려 미있고

아예 직접적으로 스트레칭 동작이 무용수 춤에 들어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이날치×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수궁가 커튼콜. 무대 위 대형 과일 풍선들에 바람이 빠져 납작히 무대에 드리워져 있을 때 이완된 근육 모드로 느껴졌다.사진은 한껏 팽창 모드.

최근에 각종 스트레칭 방법을 배웠는데

우선 허리를 펴는 스트레칭이 실히 다가왔다.

의자나 쇼파에 앉아있을 때도 어느 순간엔

내가 자라처럼 목을 빼고 달팽이처럼

등을 돌돌 말고 있각을 할 때가 있다.

어떤 땐 우연히 피사체로 사진에 찍히거나 창에 비친

힘 뺀 자세를 보면서, 심

등이 러다 롤케이크 되겠네, 느낀 적도 있다.

언제부터 이런 자세가 굳어졌지

떠올려 보니, 십 대 때

조회시간 운동장 애국가 교가 지휘를 했는데,

사춘기에 몸의 변화가 일어날 때 붙는 교복을

입고 매번 지휘를 하니깐 신체가 의식돼서

그렇게 굽은 자세가 좀 생긴 것 같았다.

체육 선생님의 만만한 시범 조교로도, 매번 불려나갔는데

그때부터 내 등은 조금씩 조금씩 말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고딩 때부터 책상에 오래 앉는 시기가 굳어지고

나이가 훌쩍 들어

사이사이 걷고 달리고 야외 활동을 하여도

바른 자세는 저만치 사라져 버렸나 보다.

몇 십 년 만에 어릴 적 고무줄하고 뛰고 놀던

꼬마 동네 곧은 자세를 되찾아 오려니,

쉽진 않을 것 같다.

케케묵은 습관이 어디 안 가겠지,라는 마음을

일단 버리고, 시간이 갈수록 다시 펴야겠다.

말리지 말자.

말려 있던 습관이 오래 되니 그게 상체뿐

아니라 하체도 그런 것 같다.

팔을 앞으로 주욱 뻗어

다리 끝을 잡으려 할 때

허리 부분은 다소 경직되어 있고 등만 내려가

등은 뒤로 동글, 허리 일자, 다리 정강이 뜬

이런 자세가 된다.

(  등

리  

==△== 하체

이런 모양새로 윗 화살표처럼 딱딱히 서 있 허리.

세모나게 들뜬 정강이.

요가를 할 때도 유연성이 떨어져 자세가

예쁘게 안 나오는 부분이다.

옆 거울 체크하며 신경 쓰려는 은 모드.

좀 더 의식해야겠다.


며칠 전

팔 다리를 바닥에 고 테이블 자세를 만든 뒤

등의 날개뼈를 한데 모아 불룩하게

몇 초 간 버티는 연습을 했다.

이럴 땐 허리가 따라서 같이 말려올라가지 않게

체크하고 내려었다.

허리는 그래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깐,

나이 들어 허리 아프지 않게.

의지대로 되는 수의근들을 좀 더 고려 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허리 스트레칭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뭐였더라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무슨 능력이 향상되는 거지? 허리 맞나?

역시 운동도 뇌의 감각이 뒷받침 돼야 한다.

시간 좀 지났다고 또 까먹다니!

운동 기본기가 없다 보니

어떤 근육을 쓸 때 어디가 좋은 건지 아직 개념이 낯설다.

면면이 알게 되면 기쁠 거 같다.

여하튼 요새는 설 때 걸어다닐 때도 허리 가슴 펴기를

신경을 쓰다 보니 좀 기분도

같이 펴지는 듯하다. 기분에 따라 자세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자세로 인해 기분이 뒤따라 온다.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구태여 웃으면 기분이 좀 나아지는 효과처럼.

바른 자세도 '선 자세 후 감정' 아닐까.

예전에 어느 카메라 기자가

어떤 배우 사진을 찍다가 그가 거만하게 느껴지니,

저 사람은 턱이 천장을 찌르다 아예 얼굴이

뒤로 가겠다고 농담을 건넨 적이 있다.

좀비도 아니고, 코가 하늘을 찌르다 머리가 뒤로 꺾이는 모습이라니.

그런데 지금 떠올려보니 그 배우가 거만(?)했던지는

기억 안 나고, 어쩌면 자세를 펴고

허리를 곧추세우려다 턱이 위로 들린 게 아닐까 싶었다.

거만함과 턱의 상관 관계가 아니라,

허리 세우려다 얼굴 재끼는 관계랄까.

나름 특별히 자기 자세를 강렬히 의식하고 있었을 것 같다.

배우라면.  (아닐 수도 있고.)

이제부터 나도 거만 심리 말고

등과 허리를 피고 더불어 마음도 피는

몸 상태를 계속 점검할 참이다.

그렇게 피다 보면 인생도 꽃 피겠지.

무얼 피울지 몰라도 피워 보자 싶다. 아름답게 지기 위해.  일단 어깨 피자. 꿈을 피자.

서울 핫도그 피자를 광고했던 앰비규어스 컴퍼니 무용단. 수축과 이완이 확실한 퍼포머들. 피자 광고에 어울려 보였다.
내가 다니는 헬스장 바로 위에 있는 피자 가게. 서로 보탬이 되는 관계인가. 한동안 애용하다 요샌 운동한 게 아까워 절제하는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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