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관찰한다는 것
단풍을 들게 하는 화학물질은 나뭇가지에서 잎이 떨어지도록 한다. 그러니까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이파리 사이로 시들어 떨어지는 잎사귀를 본다면 놀랄 이유가 없다.
삶을 관찰한다는 것은 그런 일이다. 열매를 볼수록 잎은 물들고 오그라들어 마침내 온기를 마감한다. 그럴 때마다 작은 마음들이 움츠러든다. 따뜻함이 끝나버리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는 소심한 마음들이 세상에 있다.
소심한 마음은 나쁘지 않아서, 배려일 뿐이어서 세상에서 나만 너무 아프다. 상대가 아플까 봐 내가 미리 고통을 느끼려는 자학이다.
더 다가와 줄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아도 소심한 마음은 걸음이 느려서 어쩔 도리가 없다. 선물을 하려고 한 시간 동안 매장을 돌아다녀도 고를 수 없다. 상대방이 건넨 작은 호의에도 크게 반응하다 못해 화를 내기도 한다.
소심한 삶이란 그렇게 관찰하는 일이다. 너는 어떠할까 너의 계절은 지금 무엇일까. 끊임없이 보고 또 느끼고 듣는다. 안녕. 너는 정말 안녕하니,라고 계속 묻고 또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