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건 없다고
비 오던 날의 추억을 걸쳐 입고 창문에 번개를 그려 넣는 이상한 가을이 찾아왔다. 귓불보다 코 끝이 더 시려운 추위도 마저 따라왔다.
시간을 비웃으며 불어오는 이 계절은 언제 적 폭염이었냐며 삶의 욕망을 그릇 뒤집듯 바꿔냈다. 덕분에 바닥까지 비워진 마음들은 나들이에 전념할 만큼 가벼워져서 짧아진 해를 쫓아다니기에 충분해졌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더 이상 시원하지 않다. 턱이 얼얼해지는 얼음의 온도가 낯설기만 하다. 모든 친숙하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세계가 다가온다.
진심을 더해, 찾아왔다 떠나가는 가을을 아쉬워한다. 이러한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균형 잡힌 것들은 왜 당연히 쉬이 사라질 만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잊어버릴까 말하는데 당연한 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