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by 쓴쓴

오늘따라 버겁덥니다

꽃을 쫓아 사방으로 달렸지만

무심하게 뚫린

하늘만 반겨줍니다


꽃을 보려면 달리기를 멈추고

먼저 고개를 들었어야 했다는 걸

긴긴 비에 떨어진 꽃잎들을

한참 밟고 나서야 기억했습니다


포도주 잔을 보며

작디 작아진 마음이 생각나서

하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그래서 찾지 못했나, 내 잔을

채울 생각도 하지 못했나 합니다


안개처럼 흩날리던 밤비를 모아

비워진 얼굴에 채우고 보니

내 앞에 부활에 이르는 잔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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