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도 그저 참고 견디려는 기질로 자라난 내가 3년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병원에 갔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그만큼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병원에 다니면서 좋아지긴 한 건지 아닌 건지 지난 3년을 되돌아보려 해도 백지 같은 기분만 남아서 쳇바퀴를 돌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가도 한편으로는 이런다고 정말 나아지는 건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어서 가끔 혼자 다시 무너져 내릴 때도 있다. 생각이 너무 멀리 가면 애초에 병원에 가지 말걸 하고 생각하는 날도 있었다.
보통 때는 집에서 병원까지 걸어가는 데 20분이 걸렸지만, 그런 날에는 30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가뜩이나 온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데 엄청나게 무거운 돌까지 어깨에 얹어놓은 것 같은 느낌을 실제 몸의 통증으로 느꼈다. 그런데도 최소한 사람 몰골은 하고 나가겠다고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하고 꾸역꾸역 병원으로 향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 너무너무 귀찮은 나를 달래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