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 목에 쓰는 시 - 19
마음에 든다는 쉬운 말이
실제로 얼마나 해내기 어려운지
나를 들일 만한
낯선 마음 문 하나를 더듬어
옅게 두드릴까
냅다 벨을 누를까
마른기침이라도 몇 번 할까
시계추처럼 서성이다
끝내 들지 못한
마음 문턱을 두고 돌아서며
나도 뭐 그렇게까지
거기 들어가고 싶었던 건 아냐
머쓱하게 손 털고
돌아선 날도 있었지
어느 날은
별 수고 없이도
마음 깊이 데워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자석마냥 척척 붙는
말을 주고받았네
쉬이 식지 않는 차도 한 잔
얻어 마시고 말이야
누구 마음에
들고 또 못 드는 건
누굴 마음에
들이고 또 못 들이는 건
모자란 내 노력도
넘치는 네 매력도
과분한 우리 사랑 탓도 아닌
오늘도 그저 은밀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타이밍이 주관하는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