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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wrts Feb 10. 2021

마음, 그 안으로

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 목에 쓰는 시 - 19


마음에 든다는 쉬운 말이

실제로 얼마나 해내기 어려운지


나를 들일 만한

낯선 마음 문 하나를 더듬어

옅게 두드릴까 

냅다 벨을 누를까

마른기침이라도 몇 번 할까

시계추처럼 서성이다


끝내 들지 못한 

마음 문턱을 두고 돌아서며

나도 뭐 그렇게까지

거기 들어가고 싶었던 건 아냐

머쓱하게 손 털고 

돌아선 날도 있었지


어느 날은 

별 수고 없이도

마음 깊이 데워진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자석마냥 척척 붙는 

말을 주고받았네

쉬이 식지 않는 차도 한 잔

얻어 마시고 말이야


누구 마음에 

들고 또 못 드는 건

누굴 마음에 

들이고 또 못 들이는 건


모자란 내 노력도

넘치는 네 매력도 

과분한 우리 사랑 탓도 아닌


오늘도 그저 은밀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타이밍이 주관하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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