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화목하려고 매주 화, 목에 쓰는 시 - 17
좋아 보이는 갖가지
바다만큼 쏟아붓고
파도가 나른 뭇한 모래알도
남 주기 아까운지
모조리 쓸어 담고도
재촉하며 기우는 해
반도 못 채운 주머니에
발 동동 구르네
매일 억척스레 담는데
늘 빈 절반 때문에
오 끝없이 우울해
곁에 웅크린 아담한 그림자
언제부터 거기 있었나
혹시 같은 마음으로
고개 떨군 누구인지
어깨너머 들여다보니
가까이 일어난 달
멀리 누운 해보다
환히 웃는 얼굴
조개 한 알
바다풀 한가닥
모래는 딱 한 조막
요만한 주머니 속을
하나둘 헤아리며
좋아라 손뼉을 친다
좋아하는 것만 담아도
꽉 차더라고요
할 일 얼른 끝내 놓고
노래하고 좀 걷고
듬성듬성 줍다 보면 금세
수줍은 웃음으로
단단히도 말한다
그의 주머니는
행복한 엑스스몰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