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너그러움 키우기
pm 9:15
금요일 저녁이었다. 출입문만 있을 뿐 사방이 벽인 직사각형의 공간에 1인용 책상 15개를 긴 디긋자로 배치하고 워크숍을 준비했다. 올림픽공원과 잠실새내역 사이에 있는 공유공간. 회색 벽과 회색 책상 빔프로젝터와 스크린 등 사물이 놓여있는 것으로도 그 공간은 꽉 찼다. 마음이 갑갑했지만 그 마음을 외면했다. 숨을 불어넣지 못했던 실수는 톡방에 시간을 잘못 올려놓은 것을 알아차릴 때부터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차... 자책하는 마음이 몸을 뚫고 나올 지경이었다.
심지어 마치고 나서 3년 만에 연결된 후배와 만나자고 약속한 내가 싫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망연자실.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도 마음을 추스르고 그 친구와 지하철이 끊기기 전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다른 곳에 주의를 돌렸지만 마음이 영 찜찜했다. 나에 대한 너그러움이 도통 생기지 않을 때 다행히도 요즘 30일 프로젝트로 '자비심 연습'을 하고 있었다. 변화의 버튼을 누른 듯, 압력이 가득했던 뭔가가 빠져나갔다. 다행이다. 휴~ 아침에 목석으로 깨어났다 또 연습을 한다. 소생이 시작된다.
가끔 내가 벽이 될 때가 있다. 스스로 자책을 할 때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몸은 뻣뻣해지고 행동은 게을러진다. 포유류 생물이 물체가 되는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다. 배추도사도 울고 갈 변신술이다. 과거에는 상당히 오랜 기간 변신을 했다. 개구리가 될 때도 있었고, 돼지가 될 때도 있었다. 변신술을 내가 의도적으로 하지 못할 때의 자괴감이란 상당했다. 2014년 2월 위저드 수업을 받으면서 부지불식간에 일어났던 변신의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배웠고 계속해서 훈련해나갔다. 어느덧 6년째.
위저드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는 일이었다. 아버지는 70세 어머니는 66세에 위저드 1세가 되었으니까. 우리 가족은 그렇게 위저드로 생을 살아가고 있다. 위저드로 생장하는 것은 노력이 좀 필요한데 각자의 생장 속도와 변화의 추이가 달랐다.
글을 쓰는 동안에도 나무늘보가 되려는 중이다. 이제 그만 쓰자 게으름의 옷을 입고 있다. 후후후 토요일이니까. 그럼 이제 뒹굴여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