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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Mar 10. 2024

델프트의 집 앞마당

피터르 드 호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난 화가는 페르메이르의 고향, 델프트로 이주해 그림을 그렸다. 그와 페르메이르는 같은 도시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그림의 분위기도 서로 닮아 있다. 이들은 주로 중산층 가정, 부드러운 빛이 들이치는 실내 모습, 사람들의 일상,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의 동네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곤 했다. _작품 해설,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Pieter de Hoock <The Courtyard of a House in Delft>, (1658) 출처: Wiki



+ 하루키 감상

1652년. 로테르담에서 델프트로 이사를 합니다. 당시 신흥도시였던 델프트. 현대적 도회적 분위기와 전원적 풍경을 동시에 보여준 독특한 도시였습니다. 생기 넘치는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곳. 사실 피터르 드 호흐가 이사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작년 로테르담에서 우연히 발견한 자신보다 3살 어린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델프트 풍경 그림에 강한 영감을 받아 결심한 것. 그의 직감은 그의 예술을 재탄생시킵니다.


1653년 베르메르의 결혼, 1654년 드 호흐의 결혼. 그렇게 둘은 친하게 지냈고, 집도 가까웠습니다. 문학, 예술, 음악, 그림 그리는 기법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와 교류를 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좌) 피터르 드 호흐 <금화의 무게를 재는 여인이 있는 실내>, (1659 ~ 1662) (우) 베르메르 <저울을 들고 있는 여인>, (1665) 출처: Wiki
주제와 구성도 피터르 드 호흐와 베르메르 그림에서 매우 유사함이 보입니다. 19세기 미술사가들은 베르메르가 드 호흐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가정했으며 실제로 드 호흐는 초기에 인물과 내부 기하학을 결합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금화의 무게를 재는 여인이 있는 실내>를 엑스레이로 측정해 보면 <저울을 들고 있는 여인>보다 먼저(연대가 빠름) 시도를 한 것이 확인됩니다. 이는 드 호흐의 그림이 베르메르보다 독창적인 모델을 만들어냈음을 나타냅니다. _위키피디아


1658년 어느 화창한 가을. 일상이 100%에 가까운 안정으로 흘러가는 것에 드 호흐는 일종의 불안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행복에 대한 의심. 그렇게 동심원을 그리기 시작한 불안을 느끼며 길을 걷다 멀리 어느 여인의 뒷모습을 발견합니다. 가까이에는 자신의 부인과 딸의 평화로운 표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강렬한 대비. 인상을 놓치지 않도록 꼭 붙잡습니다. 서둘러 작업실로 이동합니다. 신들린 듯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



&



1. 《델프트의 집 앞마당》을 보자마자 강박이 느껴졌습니다. 빼곡히 채워진 벽돌의 크기가 일정했기 때문입니다. 한걸음 물러나 천천히 그림을 둘러봤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강박은 곧 사라졌습니다. 아마도 일정한 크기의 벽돌 비율이 오히려 안정감을 준 것 같습니다. 반복은 리듬을 만듭니다.


2. 3명의 여인 ㅡ 한 여인의 뒷모습, 엄마와 딸이 마주 보는 시선 ㅡ 이 보입니다. 건물 사이를 통과해 보이는 건너편 길은 고요함이 느껴집니다. 건물 내부의 분위기와는 같은 듯 다른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시선이 움직이자 오른쪽 상단의 하늘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자투리 하늘 같습니다. 파란 하늘. 이어서 하단의 빗자루와 물통. 왼쪽엔 열린 주황색 창문 덮개, 그 위로 뻗어 있는 덩굴. 자세히 보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 무용한 풍경들.


3. 1658년 델프트의 어느 건물 안 풍경. 너무나 사실적입니다. ㅡ 사진처럼 ㅡ 한편으로는 인위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화가가 붙잡고 싶었던, 붓으로 그린 순간들.


그는 결코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350년 후 (네덜란드 기준 세계의 동쪽 끝)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자신의 그림이 관람되고 있다는 것을. 그저 생계를 위해 혹은 자신의 예술적 갈증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린 그림이. 그가 본 '있다'(존재)의 풍경들.

* 화가 - 피터르 드 호흐Pieter de Hooch (1629 - 1684, 네덜란드)

+ 전기(1629~1651)

    

로테르담에서 태어나 1629년 세례를 받습니다. 그는  다섯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납니다. 그는 하를럼에서 풍경화가 니콜라스 베르헴과 야콥 오흐터벨트 밑에서 미술을 공부합니다. 그는 마구간과 선술집에서 군인과 농민의 장면을 그리며 빛, 색채, 원근법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 중기(1652~1659)


1652년 델프트로 이주. 1654년 얀네테 반 데르 부흐와 결혼을 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일곱 명의 자녀가 생깁니다. 그는 린넨 상인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유스투스 드 라 그레인지의 하인이자 화가로 일합니다. 1655년 세인트 루크 화가 길드의 회원이 됩니다. 그는 자신의 가족이나 자신이 섬기는 상류층 사회의 가정을 집중해 그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실내와 실외 공간 사이의 깊이감과 대비를 만들기 위해 열린 출입구를 사용하는 독특한 스타일을 개발합니다. 그는 모유 수유하는 여성, 노는 아이들, 구애하는 커플, 음악 파티 등의 장면을 주로 도덕적 또는 종교적 메시지와 함께 그립니다.


+ 후기(1660 - 1684)


1660년 또는 1661년쯤 암스테르담으로 이사를 합니다. 그의 스타일은 화려하게 장식된 실내에서 우아하고 세련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피터 코데와 빌렘 두이스터의 영향을 반영해 변화합니다. 그는 풍경과 도시 풍경을 그립니다. 빛 사용은 더욱 확산되고 색상은 더욱 차분해집니다. 1684년 암스테르담에서 사망합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피터르 드 호흐의 독창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해당 장르 내에서 확립된 비유와 관습에 의존하여 그림이 혁신적이라기보다는 파생적인 느낌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기술적 능력은 부인할 수 없지만, 비방하는 사람들은 드 호흐가 장르의 경계를 넓히지 못했거나 신선한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 * *


+ 주요 특징


1. 장르화


초기의 피터르 드 호흐는 일상을 꾸밈이 없이 사실주의로 묘사한 장르화를 그렸습니다. 종종 선술집이나 군인 숙소를 배경으로 한 그는 명암법(빛과 그림자의 대비)이나 인간 상호 작용을 포착하려는 탐구가 나타납니다.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강렬하고 공간의 분위기와 역동성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2. 델프트 스타일


1652년부터 1661년까지 델프트에서 활동합니다. 이 기간 델프트 학파의 화가들로부터 배웠고, 가정적 장면들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종종 열린 문이나 창을 통해 다른 방이나 마당을 볼 수 있게 하여 공간감과 깊이감을 연출합니다. 또한, 그림 속 인물들의 행동이나 자세가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합니다. 


3. 암스테르담 스타일


1661년부터 죽을 때까지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합니다. 이 기간 가족 초상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또한 상류층의 프랑스 예술 문화에 대한 취향 증가에 영향을 받아 고급스럽고 화려한 실내 장면들도 그렸습니다. 대리석 바닥이나 높은 천장 같은 요소들이 이를 반영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네덜란드 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그림들에서 창과 문이 보입니다. 이런 장치들은 공간감, 깊이감, 몰입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봐도 ...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림과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출처: Wiki

                    




"뛰어난 기교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사라사테는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짜릿한 스타일의 작품을 작곡했다."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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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이네(zigeuner)’는 집시를 가리키며, ‘바이젠(weisen)’은 선율, 가락을 뜻한다. 즉, 'Zigeunerweisen'은 ‘집시의 노래’라는 뜻이다. 바이올린 연주에서 감전되는 듯한 떠돌이의 삶이 느껴질 것이다. _하루키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Pieter_de_Hooch

[2] wikiart: Pieter_de_Hooch

[3] britannica: Pieter_de_Ho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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