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코트니 커런
어두운 색감을 통해 편안함을 주며, 주변의 고민을 잊게 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잠 못 이루는 밤에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_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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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술 기법, 역사적 배경 등 일체의 객관적 사실을 배제한 하루키의 감각과 추상표현으로 쓴 감상입니다.)
+ 하루키 감상
커런 부부는 2년 반 동안 파리에 머물다 1891년 6월 뉴욕에 돌아옵니다. 새 집과 스튜디오를 구했고, 예술 대학에서 교수직을 제안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미국 동부에서는 지명도가 높아 매년 2차례 전시회를 갖았습니다. 1903년 바쁘게 지내던 어느 날 스튜디오에 고등학교 친구 프레드릭 델렌보Frederick Dellenbaugh가 찾아옵니다.
프랑스 유학 동안, 뉴욕에 돌아와서도 서로 연락이 없었던 델렌보의 뜻밖의 방문에 기뻤습니다. 파리에 유학한 이야기, 이제는 사실주의를 그리지 않고, 인상주의를 그린다는 스타일의 변화. 최근 작품을 보여주며 에피소드를 설명하는 등 늦은 시간까지 델렌보와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델렌보는 처음 보는 커런의 인상주의 그림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습니다. 델렌보에게 있어 그림은 스튜디오에서 역사화 혹은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이 좋은 그림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순간이었습니다. 커런의 인상주의는 야외에서 그린 풍경과 인물, 빛, 대기의 변화, 즉흥적 붓놀림, 형태의 모호함. 파격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델렌보는 (집 앞에서) 미소를 띤 채 악수하며 말합니다.
"어젯밤 자네가 그린 인상주의 그림에 많이 놀랐네. 처음 보는 스타일이거든. 괜찮다면 내가 살고 있는 크랙스무어Cragsmoor로 놀러 와줘. 작은 마을인데,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공동체 마을이야. 크랙스무어Cragsmoor는 이곳에서 150km 떨어진 곳인데 마차로 반나절이면 충분할 거야. 아직 크랙스무어Cragsmoor 사람들은 인상주의를 몰라. 또 샤완건크 산맥Shawangunk Mountains을 보면 마음에 들어 할 거야."
델렌보는 윙크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마차를 타고 떠납니다.
그해 가을이 끝나갈 무렵 커런은 아내 그레이스Grace와 함께 마차를 타고 크랙스무어Cragsmoor에 도착합니다. 샤완건크 산맥 끝에 위치한 크랙스무어Cragsmoor. 아담하고 전원적인 마을입니다. 기다리고 있던 델렌보는 커런 부부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샤완건크 산맥Shawangunk Mountains은 단풍 색으로 짙게 물들어 있습니다.
산속 마을의 밤은 뉴욕의 밤보다 조급합니다. 어두워진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달도 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칠흑의 세상. 창밖, 어둠 저 멀리 느릿히 발광하는 빛의 움직임을 발견합니다. 커런은 재밌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델렌보는 커런에게 뭘 그렇게 골똘히 보냐고 묻자 커런은 반딧불이 추운 날씨에도 많이 있네. 라고 답합니다. 델렌보는 큰소리로 웃습니다. "반딧불이 아니고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랜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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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흰색드레스를 입은 여인. 소년과 소녀도 보입니다. 숲 속에 랜턴을 들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
프레임 안에서(그림 안쪽에 등장하지 않은 무엇)
2. 여인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합니다.
그림 속 어둠이 동트기 직전인지, 한 밤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림 속 시간이 과거인지 현재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림 속 상황이 실제인지 환상인지 모르겠습니다.
프레임 밖에서(화가, 관객)
3. 두 개의 랜턴이 보입니다. 노란빛. 2700k. 흰 꽃과 분홍 꽃이 어둠과 랜턴에 물들어 흔들립니다.
소년과 소녀는 랜턴을 봅니다.
소년은 랜턴을 들고 소녀의 손을 보고 있고,
소녀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움직입니다.
4. 여인 머리 위. 나뭇가지 사이로 손바닥만 한 하늘이 보이고, 하늘은 옅은 빛을 띱니다. 여인의 바로 뒤편에는 유령의 불같은 녹색 광선이 보입니다.
어둠은 빛을 빨아들입니다.
빨아들인 빛을 노란색으로 응축시킵니다.
어둠은 오른손에 랜턴을 들고 있습니다.
* 화가 - 찰스 코트니 커런Charles Courtney Curran (1861 ~ 1942, 미국)
+ 전기(1861-1888)
1861년 켄터키 주의 작은 도시 하트포드에서 태어난 커런은 어린 시절 오하이오 주 샌더스키에서 보냅니다.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보였던 커런은 부모님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1882년 (21살) 신시내티 디자인 학교에 입학. 토마스 B. 노블 밑에서 수학하게 됩니다. 노블 교수는 커런의 뛰어난 색채감각과 섬세한 묘사력을 격려하고, 그의 재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이후 큰 꿈을 안고 뉴욕으로 이주. 커런은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디자인과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월터 새터리의 지도 아래 학업을 이어갑니다. 이 시기 커런은 인체 드로잉과 유화 기법을 집중적으로 연마했고, 1884년 젊은 나이에 내셔널 아카데미 오브 디자인에서 첫 전시회를 엽니다.
+ 중기(1889-1902)
1889년, 커런은 더 넓은 예술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파리로 떠납니다. 당시 파리는 세계 예술의 중심지였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 줄리앙에서 쥘 르페브르의 지도 아래 2년을 보냈고, 이는 커런의 예술 세계에 커다란 전환점이 됩니다.
특히 파리에서의 생활은 그의 색채 감각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룩셈부르크 정원과 클루니 정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과 함께, 그만의 독특한 빛 처리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야외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플레인 에어' 기법을 익힌 것도 이 시기입니다.
파리에서 귀국 후, 뉴욕에 정착한 커런은 프랫 인스티튜트와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교수로 일하며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습니다. 이 시기 커런은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했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완성해 갑니다. 특히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는 섬세한 붓 터치와 따뜻한 색감이 조화를 이루며, 당대 미국 사회의 '새로운 여성상'을 표현합니다.
+ 후기(1903-1942)
1903년, 커런의 예술 인생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이 찾아옵니다. 친구인 프레더릭 델렌보의 초대로 크랙스무어Cragsmoor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곳에 여름 별장과 스튜디오를 마련합니다.
샤완건크 산맥의 장대한 자연경관은 그의 예술 세계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고, 특히 높은 고도에서 느낄 수 있는 맑은 대기와 깨끗한 빛은 그의 작품 세계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시기 작품에서는 자연과 인물의 조화가 돋보입니다.
크랙스무어Cragsmoor에서 커런은 예술 공동체의 중심인물로 성장합니다. 많은 학생들을 가르쳤고, 아내와 함께 예술 출판물 '팔레트 앤 브러시'의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이 시기 작품들은 화려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 평화롭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는 당시 미국 사회가 추구하던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1942년 뉴욕시에서 사망합니다.
+ 비평적 관점
일부 비평가들은 커런의 작품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관습적이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여성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들이 당시 빅토리아 시대의 고정된 여성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또한 20세기 초 유럽에서 큐비즘, 추상표현주의 등 혁신적 미술 운동이 일어나고 있을 때, 커런은 여전히 전통적인 인상주의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점에서 '시대에 뒤처진 화가'였다는 주장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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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특징
1. 전통적 사실주의
초기 작품들은 미술 아카데미에서 배운 전통적 사실주의 기법이 두드러집니다. 해부학적 정확성을 바탕으로 한 인물 묘사를 하였고, 르네상스 회화의 영향을 받은 삼각형 구도와 황금비율을 보여줍니다. 렘브란트의 영향을 받아 짙은 명암 대비가 나타났고, 자연광보다는 인공조명을 활용한 실내 작업이 대부분입니다.
2. 인상주의
파리 유학 시절을 거치며 형성된 스타일로, 프랑스 인상주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파스텔 톤의 경쾌한 색감 사용과 자연광의 순간적인 효과를 포착하려는 시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필치가 나타납니다. 야외 작업(Plein-air)을 주로 하였고, 공원, 정원에서의 여성과 아이들의 모습 등을 그립니다.
3. 미국적 인상주의
크랙스무어Cragsmoor 시기에 완성된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입니다. 매우 밝고 투명한 색조 사용과 프랑스 인상주의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한 필치, 고도 높은 산악지대의 맑은 대기를 특유의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우아한 여성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인물과 배경의 완벽한 균형을 추구합니다.
+ 의식 안의 미술관
하기 그림은 <꽃다발을 든 여인>이란 제목의
찰스 코트니 커런의 중기작입니다.
(당시 전 세계 최강대국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 여성 같아 보입니다.
빛과 그림자, 리틀 스노볼 꽃이 흐트러진
녹색 드레스, 커다란 모자, 큰 꽃 모양 장식
커런이 향한 이상적 여성, 우아優雅(절제된 품위)미美(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느껴집니다.
"비발디 본래의 분자를
다른 것들과 함께 시험관 안에 던져놓고
폭발을 기다리는 일." _1일 1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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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봄비 속을 걷는 듯한 분위기, 전자음의 잔향은 마치 봄비가 떨어져 만든 미세한 흔들림. 파동 친다. _하루키
막스 리히터Max Richter의 "Spring 2"는 비발디의 클래식한 선율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구성한 곡으로, 느리고 서정적인 ‘라르고(Largo)’ 템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성과 음향으로 재해석합니다. 비발디의 클래식 멜로디를 바탕으로, 미니멀리즘 기법을 활용해 같은 패턴을 반복, 미세한 변화를 더해 긴장감과 몰입감을 유도합니다. _Wiki
삶이 고양될지 혹은 무해할지, 의식 안의 미술관을 꿈꾸며 ... 감사합니다. 하루키
+ 출처
[1] 위키피디아: Charles Courtney Cur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