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은 예전에는 연희동의 일부였으며 마포구와 서대문구로 나뉘며 연희동의 남쪽에 위치하여 연남동으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동네에 기찻길이 두줄이나 지나는 동네였기에 주거지로서도 그렇게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습니다.
가좌역 쪽으로는 지금은 구획 정리되어 필지가 부여되었지만 작은 판자집이 즐비했고 집 앞에 텃밭을 만들어 야채를 키우는 집이 많았습니다. 불과 몇 년 전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곳도 근린 상가로 개발 되는 중입니다.
현재 연남동의 가장 핫한 미로길을 아시나요?
지도에 보이는 저 많은 상가들이 불과 몇 년 만에 급격하게 만들어 졌고 그 전에는 단층 기와집만 있었던 한적한 주택가였단 사실이 믿어 지십니까? 엄청난 변화 입니다.
미로길인 상점가에 들어가면 가뜩이나 좁은 길이 그 마저도 여기저기 막다른 길로 막혀 있습니다. 저도 그쪽으로 들어가면 항상 길을 잃습니다.
임차인들은 오히려 좋아합니다. 고객들이 미로길에 들어오면 나가는 길을 못 찾아 계속 빙빙 돌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필지가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나눠진 지 아시나요? 생각해 본적 있습니까?
저는 지도를 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25년 건축 경력의 힘입니다.
이곳은 원래 무허가 판자집촌으로 계획 없이 난개발 되던 곳이었을 겁니다. 그러다가 필지 계획이 되다 보니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의 재산권을 보호해 주기위해 이런 말도 안되는 필지가 탄생한 것입니다.
사실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큰일 날 상황입니다.
불이라도 난다고 생각해 보십시요. 소방차 진입 자체가 안됩니다. 그래서 지자체는 아무리 좁은 골목도 최소한의 너비인 4M를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남동 미로길은 이리저리 계속 막다른 길이 나오는 좁은 골목만 있습니다.
저는 개인 적으로 연남동의 소방 계획을 다시 확립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방차 진입이 힘든 미로길부터 비상시에 어디로 나가야 할지 커다란 LED 표시판을 세워야 하고 골목골목마다 소화전을 두어야 합니다.
가로수를 제외하면 걸을 수 있는 인도의 폭이 50cm밖에 안되는 곳도 많습니다. 이태원 사태 같은 일이 벌어 질 수도 있습니다, 새로 정비하여야 합니다. 제 생각은 도로변 주차장을 없애고 인도를 넓혀 재정비 하였으면 합니다.
그 전에는 이렇게 유동인구가 많지 않았기에 괜찮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유동인구가 늘어났으니 서울시와 마포구청은 속히 이곳의 소방 대책과 도로 정비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제 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이 되는 것이고 만약 된다면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지도로 상권 분석이나 개발 계획을 파악하기를 좋아합니다.
연남동 지도를 가만히 보며 분석을 하다 보니
‘어라! 경의선은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가좌역에서 갈라져서 한 라인은 공덕역을 지나 용산역으로 뻗어 나가고 한 라인은 신촌 역을 거쳐 서울역까지 갑니다.
가좌역부터 공덕역까지는 이미 지하화 되어서 공원으로 조성되었고 다른 갈래인 가좌역부터 신촌 역까지는 지상철이지만 신촌 역부터 서울역까지는 이미 지하화 되어 있습니다.
전 바로 지도만 보고 파악했습니다.
서울시는 가좌역부터 신촌 역까지 무조건 지하화 할 것이라고.
그래서 그쪽 기찻길 옆 필지를 노려 보라고 매수자들에게 지난 몇 년 간 계속 얘기하였습니다.
역시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3월 3일 2040 서울시 기본계획에서 수색역부터 신촌 역까지 지하화 하여 지상은 공원을 만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윤석렬 대통령의 선거 공약 중의 하나도 수도권 기찻길의 지하화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정치인에게 이것만큼 본인의 치적을 과시할 수 있는 정책이 없을 것입니다.
철도 부지는 어차피 국가 재산이니 사적 토지 보상 문제는 없고 정부 기관끼리 정리만 하면 됩니다.
지상을 공원으로 개발하든지 주거 단지로 개발하든지 국민 누구에게나 환영 받을 정책이니 정치인이라면 탐을 낼 만한 정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경의선 라인, 특히 수색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라인은 기차도 거의 안 다니는 데 아예 이 참에 없애 버리면 안 될까?’
안됩니다.
왜냐하면 수색역에 기지창이라고 기차를 정비하는 곳이 있고 서울역까지 온 기차들을 그쪽까지 끌로 가서 정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의선은 절대 없앨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만약 남북이 통일되면 개성까지, 평양까지 바로 이을 수 있는 유일한 철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도시개발은 선계획 후개발입니다.
어떠한 개발도 계획없이 발표없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호재만 열심히 찾는 초보 투자자들은 서울시 기본계획만 찾아서 읽어보면 이미 호재는 모두 공표된 상태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눈에 안보이면 안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아무리 호재가 있고 정부에서 발표를 했어도 당장 눈 앞에 공원이 만들어져 보여야 움직입니다. 경의선 숲길 공원이 조성 전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것처럼.
일례로 지금의 연트럴 파크가 조성된다고 서울시에서 발표했던 10 년 전에 그 발표만 믿고 기찻길 바로 옆의 100평짜리 주택을 평당 1,000만원, 그러니까 10억에 사신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그 주택을 사려고 했을 때 모든 가족이 뜯어 말렸다고 합니다.
“그런 하루 종일 기찻길 때문에 볕도 안 드는 집을 사는 게 아니다. 시끄럽고 땅도 울릴 텐데 심지어 시가보다 왜 비싸게 사려고 하느냐?”
이러면서 말렸다고 합니다.
그때 연남동 땅값은 평당 700만원 정도 했다고 합니다. 매수자는 현재의 기찻길을 본 게 아니고 10년 후 이곳이 모두 개발되어 멋진 공원이 형성되는 것을 상상하고 산 것입니다.
그 분은 그 땅을 9년 가지고 있다고 100억에 팔고 나갔습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부동산 투자입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상권은 이미 의미가 없습니다.
상권이 어디로 뻗어 나갈 지, 정부 발표 후 그곳은 어떻게 변할 지 상상하여 투자하는 것이 초대박의 지름길입니다.
공인중개사의 진정한 역할이 이때 발휘됩니다.
이미 다 완성된 상권을 보여주며 중개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이미 매매가에 개발 이익이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완성되지 않은 곳,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곳, 그러나 이미 개발 발표는 난 곳, 이런 곳이 개발되었을 것을 상상하게끔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공인중개사가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