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Canada
우리는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물건을 고른 뒤 점원에게 가져다주고 계산을 한다. 하지만 편의점엔 알바와 손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 바로 편의점으로 물건을 유통해주시는 운전사분들이다. 그들과 나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주 만나는 사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날씨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약간의 농담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우유를 배달해주는 마이크. 항상 보면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 항상 첫인사는 내 이름과 같이 하우 알 유?라고 묻는다. 아무래도 우유를 배달하다 보니 길게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밖에 오래 두면 안 되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혼자 일하다 보니 손님들이 몰려오면 인사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최근 배달하는 탑차가 고장이 나서 배달이 조금 늦는 상황이 발생해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인사를 해준다.
과자를 보급해주는 제이크. 이 분도 오면 항상 웃으며 인사를 해준다. 가져온 과자의 수량을 체크할 때 나를 배려해 천천히 읽어준다. 내가 잘 찾지 못하면 친절히 알려준다. 이 분은 마이크와 다르게 가져온 과자들을 진열대에 진열까지 해주고 간다. 꽤 많은 양인데도 불구하고 깔끔하고 프로페셔널하게 과자를 진열한다.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떠나기 전에 로또를 산다.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할 거냐는 질문에 일단 이 과자 까는 일부터 때려치울 거라고 한다. 역시 사람은 다 비슷비슷하다.
빵을 배달하는 찰리. 늘 시크하게 와서 인사를 하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한다. 수량 체크도 시니컬하게 이름과 숫자를 빠르게 이야기한다. 처음에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차가운 인상이었다. 하지만 매 주보고 인사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찰리는 내가 일하는 편의점 근처에 산다. 저녁에 종종 어머니와 같이 산책을 하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간다. 어머니는 내게 이름을 불러주고 인사를 해준다. 지난 무더위에 일하고 있을 때, 찰리의 어머니인 니콜은 나에게 물을 넉넉하게 마시며 일을 하라고 했다. 우리는 네가 필요하다고 말해주면서 마트를 나갔다. 별 거 아닌 말이지만 무더위에 지친 나를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가끔 그들이 내뱉는 말속에 소박한 따뜻함이 묻어있다.
작은 동네 편의점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캐나다 정부에서도 이런 분들을 ESSENTIAL(필수)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코로나 시절, 모든 것이 멈추었을 때, 이 분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해야 했다. 일을 하고 있기에 정부에서 주는 코로나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캐나다 정부는 보상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배달맨들과 나 그리고 잠시 오다 떠나는 손님들.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중이다. 어떤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는지는 모른지만, 동네 편의점에서 서로에게 묻는 How are you?라는 말속엔 서로의 안녕과 행운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내일 피어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우린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그러다 잠시 편의점에서 만나 다시 피어오르는 스몰 토크에는 서로를 향한 응원이 들어있다.
우리 모두 내일은 무탈하고 다음 달은 안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