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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Jan 18. 2018

아빠니까? 아빠라서?!

아빠, 나 좀 일으켜줘

나는 항상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다.
그래서인지..사랑을 주는 방법에 서툴다.

배려, 양보, 용서와 같은 단어는 나와 어색하다.

좀처럼 양보하기 싫었고, 용서할 수 없었으며, 배려받고 싶어했다. 수십번 넘게 이어진 골절과 함께 반복된 수술은 본능적으로 안정된 환경과 사랑을 요구했다.

"아빠 나 좀 일으켜줘, 눈속에 발이 빠졌어"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요구하는 아들의 말과 행동들이 마치 나를 보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받기만한 나의 삶과 행동양식을 깨트리고 있다.

아들 덕분에 알아간다. 내가 사랑을 주는 순간, 나의 장애는 사라진다. 휠체어가 아닌 내가 잡은 아들의 손에 집중할 수 있다.

누군가는 "아빠니까" 당연한 일상,
나에게는 "아빠라서" 해야할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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