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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왕자 aka C FLOW Apr 13. 2018

아들, 태워서 안아주는 방법

다른 방법, 같은 믿음

"안돼 지성아, 아빠 다친다구!"

지성이는 아빠가 약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나는 집에서 기어다닌다. 그렇다보니 반가워서 안아달라는 표현을 못하고, 퇴근하면 저렇게 반기는 것 같다.

그것이 아빠에 대한 믿음일지도 모른다. 아빠한테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라는 믿음.

오늘도 지성이는 내 허리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나는 그것을 예상하고 온 몸을 꼿꼿이 힘주며 집중한다. 이 마저도 내가 안된다며 화낼 수도 있지만 아직은 아닌듯 하다. 아직은...

아직은 지성이가 올라타도 버틸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 믿음이 지성이의 믿음과 같아 보인다.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

오늘 분당우리교회 다락방 모임 로마서 말씀 중 '복음에서의 하나님의 주도성과 바울의 반응'을 나누면서 그 믿음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우리의 믿음은 완벽할 때 가능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이 확증됨을 경험할 때에 가능한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믿어주는 지성이, 지성이를 믿어주는 아빠. 이 또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당장 몇달 후, 지금처럼 지성이를 등에 태워주지 못할 지라도 그것 때문에 낙담하지 않을 것이다. 아빠기 때문에. 바울과 같은 믿음처럼 말이다.


이름 최충일.

집에서는 "아빠, 남편, 아들"이고
직장에서는 사회복지사 또는 "최 선생님",
무대위에선 "엄지왕자",
친구들은 "쪼까니"(키가 작아서)라 부른다.

그리고 지체2급 장애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호칭과 별명을 갖는다.

그러나 "장애인"은 내게
호칭도 별명도 될수 없는 단어다.

어릴때 동네 꼬마들이 놀릴때 빼고는...
평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녕?"
이라고 한적은 없었다.

"장애인"이란 단어는 나의 삶가운데
지극히 한정된 상황에서만 불려지는
어색한 "middle name"이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
대학생활 힙합에 빠졌고 지금도 사랑한다.
직장이 있고 결혼하여 아빠가 되었다.
삶의 행복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싶다.

장애인이 아닌 아빠,남편,래퍼,직장인,아들로써...
삶의 다양성과 일상을 계속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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