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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팀장론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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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윤 Feb 02. 2021

채용 공고 네가 올려!

<팀장론> 5화

주말을 앞둔 금요일, 팀장님은 10권의 책을 주시며 다 읽고 책마다 마음에 드는 제목을 뽑고, 주제 별로 10개 이상의 새로운 제목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 


훈련이었다. 


그때는 그 일이 정말 하기 싫었다. 울면서 해볼까 했지만,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 과제는 훈련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일이었지만 그동안의 퇴사 고민의 결정을 당기는 도화선이 될 뿐이었다.


월요일이 찾아왔다. 숙제 제출 대신 퇴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팀장님은 퇴사를 말하는 나에게 격정을 내셨다. 

당연히 잡지 않으셨다. 내가 자리를 뜨자마자 키보드 타자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이윽고 출력된 A4 페이퍼 한 장이 눈 앞에 떨어졌다.  


"채용 공고 너가 올려!!"


기를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일 매일 호되게 혼날 때마다 점점 더 자신이 없어졌다.


버텨야 할 때가 있고 버틸 수 없을 때가 있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어도, 이걸 버티면서까지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실 내 보직의 전임자는 출장 중에 홀연히 사라졌다. 무단 퇴사였다.

그래서 중도포기해버리고 만 스스로에게 조금이나마 너그러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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