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음의 소아암 치료가 반 년 정도 흘렀다. 가계부 정리를 하다가 정음이의 치료비 중간 확인 겸 정산을 해 보았고. 현재까지 약 1,700만원의 치료비가 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숫자들이 나올 수 있었던 건 정음이가 고위험질병에 대한 '산정특례' 대상자로 국가 등록이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산정특례가 종료된다면 아마 뒤에 숫자가 0이 몇 개는 더 붙어서 몇 억대는 기본일테다..그만큼 본인부담금이 대상자가 아니라면 아마 생계를 엄청나게 위협받을 정도의 의료비라는 건 자명하다. 산특이 끝나는 10년 (5년 + 5년 연장) 이후는 환자 입장에서는 막막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정특레 : 희귀질환자로 확진받은 자가 등록절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한 경우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하는 제도)
A) 병원 입원비 : 총 7회, 14,216,837원
- 초기 개두술 2회 : 수두증, 소뇌 종양제거 5cm. 1인실 초기 사용, 총 20박 21일
- 이후 후속치료 : 항암 3회차 + 조혈모채집 + 항암 후 후유증으로 인한 응급실 입원 2회 등
B) 외래 통원비 : 총 73회, 2,831,150원
- 수납일 기준 : 2024. 5/22~10/18 일까지. 총 73회 통원
- 소아청소년 혈액종양분과 : 히크만 중심정맥관 부분 정기 해파린 주입, 기타 필요 시 수치주사, 수혈 등
- 양성자 방사선 통원 치료 : 총 25회 (전뇌전척수 13회 / 부분 12회, 마스크 제작 2회분)
우선적으로 초기 계획 잡힌 항암은 총 6회와 조혈모세포이식을 동반하는 고용량항암치료 입원이다. 조혈모 세포 이식을 동반하는 항암 입원비는기본 몇 천 단위라고 들었다. 아마 비급여 항목이라든지 무균실에 거의 한달 이상을 있어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정말 몇 천 기본으로 깨지는 건 일도 아니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입원이야 언제든 더 늘어날 수도 있을 뿐더러 조혈모 세포이식도 1회차로 끝난다는 장담은 하지 못한다. 2회 3회 늘어갈 수 있고 도중에 항암 후 응급실을 갈 수도 있음을 늘 염두해 두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늘 긴장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정음이가 자지 않던 낮잠을 자도 걱정이고 안 자도 걱정, 먹지 못해서 걱정이며 반대로 평소 대비 많이 마시면 토할까봐 걱정. 걱정은 끊임 없이 계속 된다.... 아마 몇 년은 마음 편할 날이 없다는 걸 이미 각오하며 살지만 나 또한 신이 아닌 인간이기에 고통과 좌절스러운 사소한 일상 앞에선 자주 몸부림치곤 한다. 그럼에도 이성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알고 있다.
남은 후속 치료를 우선 잘 마무리 짓는 것. 아이 체력 scale up 시키는 것. 이후 다시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끝 없는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 것....
나아가는 중이다.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 딱 하나에 의지한 채.... 주 간병인이자 양육자로서 사실 여러모로 심신 병들어가고 있음을 나 자신만큼은 알 수 있지만. 너 하나만 제대로 나아지고 있다면야. 나 따위 병들든 말든 뭔 대수랴 싶다. 이젠 조금씩 이런 깡(?) 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