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열셋, 사랑해요

기쁘게 살기 프로젝트

by 류혜진

어버이날이다. 며칠 전, 집들이 겸 어버이날 겸 해서 부모님께 직접 만든 식사를 대접했다. 평소와 다르게 세팅도 멋지게 하고, 맛집에서 음식도 사다 날랐으며, 두어 개는 직접 요리도 했다. 문제는 그 음식들이 참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며느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것이 사랑이다. 어설프지만 노력하는 그 모습에 감동하고 가슴이 뭉클한 것.


5월 8일, 열세 살이 된 아이가 직접 쓴 편지와 이만 원을 수줍게 내밀었다. 편지 내용은 아이의 진심이 듬뿍 담겨 있었다.


"사랑해요."

가 예쁜 글씨로 자리잡고 있었다.


아이는 6살 동생과 함께 아기 때만 추던 꽃게춤까지 춰주며 기쁘게 해 주었다. 맛있는 커피도 직접 타 주었고.


충분히 받았다. 넘치게 받았다. 아들의 사랑을.


부모가 처음이라 실수도 하고, 너무 넘치는 사랑으로 잘못도 했다. 그리고 미숙한 부모가 점점 성숙해져 가는 과정을 첫째 아이에게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부모였다면 좋겠는데, 이처럼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라서.

함께 살아가고 함께 사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스무 살이 넘으면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릴 아들을 생각하면 함께 살 수 있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나의 포지션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는 훗날 어떤 포지션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이를 얼굴에 새기고, 조금 더 인자한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어떤 새로운 일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과의 관계는 어떨까?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확실한 것은,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을 것이라는 것.
지금은 지금대로, 그때는 그때대로 기쁠 것이다.

현실은 어떤 시선으로 보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코로나 19로 아이들과 집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지금, 어쩌면 아이들과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지금, 어쩌면 여러 질병을 막아내는 감사한 기회인지도 모른다.


돈과 명예보다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금, 어쩌면 조물주가 주신 반성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음밭을 잘 가꿔 더 선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나는
기쁘게, 아주 기쁘게!
살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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