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올라가면, 우울증은 감소한다!
체력 UP
우울증 DOWN
한쪽 팔에는 딸, 다른 쪽 팔에는 아들을 안고 비키니를 입은 날씬한 엄마가 걸어갑니다. 하와이 신혼여행 중 마우이 섬의 해변을 걷고 있을 때 보았던 모습이에요.
인스타그램에는 아이를 낳고도 날씬한 엄마들이 사진과 영상이 가득합니다. 결혼 후 출산을 하면 저도 그런 모습이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20kg 넘게 살이 쪘는데, 아기 낳고 딱 반만 빠졌어요. 예전 모습은 사라졌고, 거울 속에는 퉁퉁 부은 돼지만 보였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체중이 증가하면 숨 쉬는 것도 힘들다는 거. 첫째 때는 왜 그렇게 힘든지 아침에는 일어나질 못했어요. 지안이가 울면 겨우 무거운 몸을 일으켰죠. 너무 힘들어서 지안이가 잘 때는 대게 같이 잤습니다.
밤을 자지 않더라도 옆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설거지나 집 청소는 퇴근한 남편 몫이었습니다. 낮 시간동안 할 생각도 못했고, 하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건 지안이가 어린이집에 가서부터입니다. 다이어트 보다도 이러다 죽겠다 싶은 마음에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는데요. 처음에는 커뮤니티 센터에 가는 것조차 힘들었습니다. 날씨도 춥고 밖에 나가기 싫고, 그냥 누워있고 싶었죠.
게다가 안 하던 사람이 운동하면 아픈 거 아시죠? 러닝머신을 조금 빠르게 걸었는데 다음날 무릎이 아픈 거예요. 고작 30분 한 건데 말이죠. 어떻게 시작한 운동인데 딱 좋은 핑계가 생겨서 게을러질까 봐 빠르게 검색해서 무릎에 부담이 없는 일립티컬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딱 1번만 가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월화수 미루다가 목요일 즈음 1번 가게 되더라고요. 스트레칭이나 몸풀기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바로 일립티컬에 올라가 20 분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렇게 주 1회 20분으로 시작해서 주 4개월 차에 들어서니 주 3회 30분까지 늘어나 있었습니다. 6kg가 빠졌고 몸에 라인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자리 5를 봤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내 몸이 건강해지니 긍정적인 생각이 자연스레 스며들었습니다. “남편도 많이 힘들었겠다”, “오늘은 집을 청소해 볼까?”하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안이에게 짜증 내는 횟수가 줄어들고 책도 읽어주고, 재미있게 놀아주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이제 걷고 말하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하는 아이가 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이때 아이와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고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깊이 깨달았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에게 짜증 내지 않고, 남편을 배려하는 언행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운동을 좀 더 빨리 시작했다면 우울증이 좀 더 빨리 나아졌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둘째를 출산한 후에는 100일 즈음 필라테스를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2번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남편이 힘들지 않게 지안이 저녁 먹이고, 목욕도 다 시키고, 남편 저녁식사를 차려주고 바로 나가고 있어요.
운동할 때는 너무 힘들지만 하고 나면 개운합니다. 아직은 면역력이 회복되지 않아서 그런지 운동을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다음날 몸살이 나거나 감기에 걸리거나 하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이때 포기하면 안되니까 명심해라 나 자신)
아이는 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매일 가르치는데도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는다거나, 매일 하는 등원인데 씻기 싫어한다던가, 옷을 입었다가 벗었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투정 부린다던가.. 괜히 징징대면서 말하고, 떼를 쓰기도 하는데요. 엄마의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힘들 때는 짜증을 내게 됩니다.
육아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에요. 그러니 바쁠수록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아야 ‘나’를 잃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육아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거에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오늘은 운동 꼭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