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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영어를 배웠던 방식

by 조이제주

캐나다에 다녀온 후 영어 티칭을 세부전공으로 선택했다. TESOL(테솔) 영어티칭은 제 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언어를 가르칠지 교수법을 배우는 거였다. 영어티칭법을 배워갈수록 더 깊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을 위한 2nd language 교육법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너무너무 벅찰 정도로 감사했다. 꼭 책이 아니어도 액티비티와 게임으로 아주 재밌게! 명쾌하게! 영어감각을 익힐 수 있다! 책상에 앉아 배우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더 효과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적 나는 어떻게 영어를 배웠을까? 처음으로 되짚어 보았다. 교실을 보면 어느정도 수업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에서까지 4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이 모두 칠판을 바라보고 앉았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한다. 나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항상 어딘가 불편한듯 꼼지락거렸다. 가장 불편했던 건 책상에 바르게 앉아서 40분을 버티는 거였다. 나름 주관이 확고한 아이였지만 손을 들고 선생님께 ‘이게 불편해요!’ 라고 말하진 못했다. 눈에 띄기보다는 그냥 조용히 나를 바꿔야 했다. 시험을 보면 틀리면 틀린 갯수만큼 혼났다. 틀리면 혼나고 혼나지 않기 위해 더 숨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험을 보고 나면 시험지를 나눠준다. 찍 하고 그어진 빨간 줄 하나가 내 마음을 철렁하게 했다. 틀리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빨간 줄을 무서워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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