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일 : 2월 안녕

2월 달력을 미리 넘기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가계부를 적다가 오늘이 2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걸 깨달았다. 시간은 급히도 흐른다. 당장 내일이면 2021년의 세 번째 달이 시작된다니, 눈을 질끈 감게 된다. 나 2월에 뭐 했더라? 언제나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딱히 이렇다 할만한 일을 한 게 없다. 하루도 허투루 보낸 시간이 없는데 왜 이렇게 덧없이 흘러가는 것 같은지. 언젠간 친구들과 2월이 짧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친한 친구가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2월이 왜 짧은 줄 알아? 1월은 새해 첫 달이니까 다들 부지런을 떨잖아. 그런데 그 긴장감이 한 달을 못 넘긴다고. 창조주께서 2월을 짧게 만들어서 2월이 끝나갈 때쯤 '와, 이렇게 시간이 빠르다고? 벌써 올해가 두 달이나 갔다고? 3월에는 정신 차려야지!'라는 따끔한 일침을 주기 위해 그런 거래."


친구들은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냐고 했지만, 생각해 보니 지금의 나에게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내가 올해를 시작하면서 세웠던 계획들을 다시 찾아보았다.


- 주 3회 이상 운동하기

- 브런치 '작심 100일의 기록' 도전하기

- 매일 일기 쓰기

- 1년에 책 100권 읽기

- 다양한 분야의 공부 게을리하지 않기

- 매일 성경 말씀 읽기

- 돈 아껴 쓰고, 돈 모으기


다이어리 안에는 더 많은 계획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과연 나는 지난 두 달 동안 몇 퍼센트의 약속을 지켰을까?


'운동'은 주 2-3회 정도 했고, '작심 100일의 기록'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매일 일기 쓰기'는 거의 주말에 몰아 쓰기로 변질되었고, '책'은 이제 5권 읽었나. 영상만 끼고 살다 보니 책을 멀리하게 되어 큰일이다. '공부'는 주식 공부만 하고 있고, '성경 말씀'은 다행히 매일 읽고 있고, '돈'은 쓸 만큼 쓰고 있다는 사실. 그래도 50%는 성공인가?


매년 계획을 세우고 나름대로 이행을 해나가지만 솔직히 100%를 다 이룬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몇 년간 계획을 실천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계획이라는 건 '반드시 지켜야 해!'라는 마음으로 덤벼서는 안 된다. '여기서 50% 이상만 지켜도 칭찬해!'라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부담 없이 쭉 이어갈 수 있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강제성을 두어야만 계획을 실천하는 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스스로를 압박하면 오히려 그 상황 속에서 피하고 싶어진다. 일명 현실 도피! 자신이 세운 계획이라고 할지언정 옥죄어 오는 상황이 생기면 답답함을 느끼고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쉽게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러므로 계획은 최대치로 세우되, 목표는 50% 이상을 달성하는 것으로 세우는 것이 가장 좋다. 계획을 세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50% 달성도 매우 어렵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3월에는 일단 책을 한 권 완독하고, 운동을 해야겠다. 그리고 소소하게 한국사 공부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나름 생각은 거창하나, 내일도 늦지 않게 작심 일기를 써서 올리기만 하면 다행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모두의 2월이 잘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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