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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 Oct 17. 2021

5. 남편은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의 외로움

스스로 각자의 몫을 해결해야 한다.

남편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남편과 나는 다른 사람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다르다. 나는 감성적이고, 남편은 이성적이다. 나는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남편은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내성적이고, 남편은 외향적이다. 나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남편은 활동적인 것을 좋아한다, 심지어 MBTI도 나는 INTP, 남편은 ESTJ로 완벽히 정반대다.

 그렇게 다른 우리에게 다른 점이 또 있다. 그건 나는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며 인간관계가 좁아졌는데, 남편은 인간관계에 어떤 변화도 없다는 점이다.

 남편은 여전히 친구들과, 또 직장동료와 자주 연락한다. 함께 게임을 하며 교류를 나눈다. 주말에도 직장동료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볼 때면 생경하고 또 신기했다. 남편은 생일이 되면 기프티콘이 잔뜩 와서 늘 유효기간을 연장하기 바쁘다. 같이 낮잠을 자고 일어날 때면 남편 휴대폰에는 가득 연락이 쌓여있다. 반면에 내 휴대폰은 잠잠했다. 그럴 때면 내가 인간관계를 잘못 쌓아온 탓일까? 하며 고뇌를 하곤 했다.    


 그런 남편은 당연하게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감성적인 나를 위로해주면 좋겠는데, 남편은 늘 이성적이다. 내가 외로움을 토로할 때도 그렇다.

 “외로워? 외로우면 친구들보고 만나자고 해.”

 “집으로 놀러 오라고 해.”

 사실 내가 듣고 싶은 말은 해결책이 아닌

 “괜찮아,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 외로운 건 지나가는 감정이야.”

 라는 식의 위로였는데 남편은 늘 해결책이 앞섰다. 우리는 정말 달랐다. 과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는 한 걸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결혼해도 외로운 건 정상인 걸까?    


 남편과 나는 매일 함께 생활하지만, 틈이 생기면 각자 할 일을 하기 바쁘다. 함께 영화를 보고, 카페에 가고, 맛집 탐방을 다녔던 남자친구는 남편이 되자 따로 게임을 하고 유튜브를 보고,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 하루를 버티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각개전투로 후다닥 밥을 먹는다. 함께 앉아 영화를 본 적이 손에 꼽는다. 아이를 재우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우리는 같이 보다는 따로 시간을 보내기를 택했다. 서로 다른 취향만큼, 함께 하고 싶은 것보다 따로 하고 싶은 게 더 많았다. 나도 따로 무언가를 하는 게 편하고, 즐거웠다. 결혼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같이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득 외로움이 밀려올 때면,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라면 응당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 아닐까? 같은 취미를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외로움이 친구와의 관계나 사회와의 단절 때문이 아닌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오는 외로움이면 어떡하지?

 처음에는 그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혼하면 외롭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닌가? 외롭지 않기 위해서 결혼했는데, 왜 결혼하고도 외로운 걸까? 이만하면 꽤 대화가 통하는데 왜 외로울까?    


 하나 깨달은 건 부부라고 하더라도 남편과 나는 별개의 사람이라는 점이다. 외로움을 해결하려고 배우자에게 의탁할수록 배우자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모두 스스로 각자의 몫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다르다.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남편은 남편만의 세계가 있고 나는 나만의 세계가 있다. 나의 세계에 아쉬움이 있고 남편의 세계가 부럽다면 배워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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