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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에서 원 없이 땀을 뺀 후, 동민이와 나란히 샤워기 앞에 서서 목욕했다. 항상 그렇지만, 아니 세상의 모든 아빠가 그렇겠지만, 아빠가 먼저 자식 놈 등을 밀었다. 빡빡 문지르는데, 아들놈의 등짝이 왜 이리 성숙했는지 감탄이 절로 쏟아졌다. 시커먼 등판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해서 입가에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 항상 그렇지만 아들놈이 힘쓰는 것은 양이 차질 않는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약간의 신음까지 내며 내 등을 미는 아들. 나는 삑 삑 문지르는 동민이가 안쓰러워서 때를 밀기 좋게 허리를 앞으로 굽혔다. 물론 모양새는 이상했다. 등을 밀던 동민이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 나는 동민이를 다정하게 부르며 굵은 목소리로, 동민아 왜? 하고 물었다. 동민이가 눈과 코를 찡긋하며, 아빠! 방귀 뀔라 그랬죠? 하는 게 아닌가. 내가 평소에 동민이를 적잖이 골탕 먹이긴 하는 모양이다. 아들 녀석에게 학습효과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