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 #공감과 인정
지난주 토요일이었다.
첫째와 둘이 외출할 일이 있어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에 첫째가 내게 말했다.
"엄마, 근데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상 볼 때 말야. 엄마도 좀 좋아해주면 안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가 뭐라고 했었지?"
"엄마가 맨날 이게 모냐고 그러고, 아니면 딴 소리하고, 그런 거 왜 보냐고 하고 했잖아.
근데 누가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 들을 때 그렇게 말하면 기분 좋아?"
..... (허를 찔리는 기분이었다.)
"와, 그런 생각을 못했네. 엄마는 밖에서 누구든 만나서 이야기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거 진짜 잘하는데!
우리 아들 이야기에 공감을 못해줬나보다. 아이고.."
"엄마, 엄마 미안한데.. 엄마 진짜 공감 못해."
... 헉.
그 전날, 나와 아이들 둘은 서울에 1박으로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편안했고, 서로가 서로를 즐거워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과 따듯함이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아이도 서로를 편안하게 바라보고 대할 수 있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익숙했던 집을 떠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람들 사이를 부대껴보았고, 특히나 퇴근 시간 지하철을 이용해보면서 세상이 얼마나 크고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를 실감 중이었다.
차가 없으니 각자 가방을 짊어지고 서로를 챙겨야 했다.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했다.
많은 인파 속에서 갈 길을 잘 찾았고, 서로를 잘 챙기고 자신의 짐을 잘 챙겼다.
지켜야 하는 규칙과 질서도 제법 큰 불편함 없이 잘 지켰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거의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더욱 알아서 잘 해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우리를 보면서 남편이 말했다.
"얼굴이 다들 너무 좋아보이네! 편안해보여!"
정말 그랬다.
그래서였을까.
아이는 그 다음날 내게 아주 의미있는 말을 해주며 놀라게 했고, 며칠 동안 엄마로서의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다른 이들에게 공감의 여왕이라 불렸다.
그만큼 공감하는 것이 내게는 큰 어려움이 아니었고, 공감과 경청이 필요한 곳마다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은 나를 큰 충격과 함께 미안함을 갖게 했다.
정작 내가 내 사랑하는 아이에게 공감을 못해주었다니...
내 아이의 나에 대한 평가는 며칠동안 귓가에 맴돌았다.
미안하고, 그렇게 말해주어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