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도
있잖아,
그 사람은 너와 달라
신기하지
내가 너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몇 년 전만 해도
너도, 나도, 우리의 친구 중에서도
과연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근데 있지
그 사람은 너와 달라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궁금해하고
무얼 싫어하는지 물어보고
고민하면서 고르다
자기가 정말 맛있다고 생각한 곳에 데려가서
두 개 중에 고르지 못하니
둘 다 시키고는 싱긋 웃는
사소한
사소한 곳에서 나오는 차이 말이야
한 입 먹은 후 나의 표정을 살피고
혹 입에 안 맞지는 않는지 걱정하고
맛있다는 말에 다행이라며 웃어 보이고
그제야 한 입 먹어 보이는
사소한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오는 차이 말이야
자기가 가봤던 예쁜 곳에 데려가고 싶어서
새로운 곳을 보여주고 싶어서
며칠 전부터 고민하고
설렘을 안은 채 데려가고
사소한
생각보다 그게 아주 크거든, 그 사소한 차이가
대신 들고 있는 나의 짐도 무거웠을 텐데
아무 데나 괜찮다는 나의 말에도
찾고, 또 찾고, 다시 찾고
먹고 싶다고 스치며 했던 말들이 기억나서
찾고, 또 찾고, 다시 찾고
그래서
하루 종일 걸었어도
지치지 않는 거 있잖아
나보다 그가 더 고생했을 텐데
그렇게 신경 쓰는 걸 보면서
챙겨주는 걸 보면서
그래 맞아,
그때는 네가 나의
빛이었고
세상이었고
삶이었어
근데 그런 너를 계속
그대로 스치게 하는
지나치게 하는
묻어두게 하는
잊게 하는
그 사람은 너와 달라
사소한,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도
그 사람은 너와 달라
충분히 말하라는
웃는 게 보기 좋다는
너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성격이나
공간을 사로잡는 매력이 아닌
그늘로 가려주는
곁에 함께 있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그 사람은 너와 달라
하나뿐일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스치게 하는
지나치게 하는
묻어두게 하는
잊게 하는
그 사람은 너와 달라
그 사람은
너와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