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회동습역소 와 연산군 이야기
처음 입은 관복의 설렘.
설레는 첫 출근
아이의 첫 임무는 숲 속에서 시작되었다.
오늘은 아이에게 특별한 날이었다.
얼마 전, 아이는 임금님의 부름을 받아 궁궐에 들어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여덟 살의 나이에 관직과 관복을 받게 되었다. 임금님의 특별 임무를 맡게 되었고, 일을 잘 해낸다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말도 들었다. 놀란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킨 아이는, 출근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아이는 설레는 마음을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을 위해 준비된 관복을 입으니 그 셀렘은 더욱 커졌다.
"이 관복, 정말 마음에 들어!!"
여덟 살 인생, 처음으로 관복을 입고 출근하는 아이의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했다. 봇집에 매달린 잠자리채와 출입패가 아이의 발걸음에 맞춰 달그락 소리를 내며, 아이의 흥을 북돋워 주는 듯했다.
들뜬 마음을 다잡으며,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니, 먼저 와있던 훈동관이 다른 아이들을 정렬시키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출근을 마치자, 훈동관의 명령에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의 임무는 다양한 곤충을 잡아 오는 것이었다. 각자 맡은 곤충이 있었고, 아이는 잠자리를 잡는 임무를 맡았다.
"잠자리를 많이 잡아서 임금님을 꼭 기쁘게 해 드려야지!!"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숲 속으로 퍼져 나갔다.
마치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잠자리들이 이리저리 날아올랐다. 투명한 날개는 햇살을 받아 반짝였고, 그 빛이 나타났다 사라질 때마다, 아이의 긴장감은 더욱 커져 갔다. 잠자리채를 꼭 쥔 손에는, 어느새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때마침 불어온 쾌청한 가을바람이 아이의 긴장감을 날려주는 듯했다. 작은 숨을 고른 뒤, 잠자리채를 치켜든 아이는 용기를 내어 힘차게 잠자리를 쫓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이의 첫 번째, 임무가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조선시대 소소한 일상을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미니쭌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관복입의 꼬마아이"의 이야기를 작업해 봤습니다. 이번 일러스트는 연산군이 아이들에게 관직을 주고 담당 관청까지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연산군은 곤충이 정력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총명한 아이들을 뽑아 관직을 주었으며, [회동습역소]라는 전문 관청까지 세워 임무를 맡겼다고 합니다. 일러스트 속 아이는 첫 출근을 해서, 첫 임무를 수행하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처음 관복을 입은 설렘, 임무를 잘 해내고 싶다는 의지 를 일러스트에 담아내고 싶었기에, 배경은 단순화하고 아이의 표정과 행동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원증 같은 직원 증표가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해결해 준 게 조선시대 출입패였습니다. 모양도 색감도 아기자기해서, 키링처럼 가방에 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러스트 속 소품으로 함께 그려 넣었습니다.
여러분의 첫 출근, 첫 번째 프로젝트는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