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대전 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리러 나섰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고속도로에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안전한 운전을 위해 천천히 가는데 엄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배가 안 고파도 밥때가 되면 잘 챙겨 먹어라" 그 한마디에 엄마의 모든 걱정과 바람이 담겨있었을 것이다. 슬프고 미안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쳤다. 날씨도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나이 든 엄마께 더 이상 걱정을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생활계획표를 머리로 만들었다. 좀 있어 보이게 말하면 루틴? 그걸 만들어서라도 무기력에서 벗어나야겠다.
잘 지킨 나에게 칭찬도장을 찍어주다 보면 루틴이라는 게 만들어지겠지. 계획표가 아니라 습관이 되어있겠지. 첫 번째 목표는 한 시간 걷고 하루 세끼 먹기.
폭우가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내 생활도 쨍해지겠지. 여름날 장마처럼
사진출처 -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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