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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Nov 28. 2024
#04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04 - 잿빛의 당신 '모노'
04 잿빛의 당신'모노' (
비비드 이야기
)
<세피아 왕국>에 당도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었지만,
사실 비비드에게는 무지개 섬만 아니라면, 어디든 상관없었다.
그저 그녀는 무지개 섬이 못내 지겨워져서 떠났을 뿐,
무지개 섬만 아니라면, <회색도시> 건 <세피아 왕국>이건 상관없었다.
그저 그녀는 무지개섬을 떠나고 싶었을 뿐,
그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그렇게 <회색도시> 해변에 도착한 비비드가 처음 만난 사람은
'모노'라는
소년이었다.
세 까만 머리에 짙은 회색의 눈동자, 아마 모노의 새하얀 피부만 아니었다면,
비비드는 모노가 잿구덩이에라도 들어갔다 나온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 잿빛의 소년 '모노'는 먼저 비비드에게 다가와 머쓱한 듯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알록달록한 당신, 저는 <회색도시>
에 살고 있는 '모노'라고 합니다."
'... 알록달록...'
기껏 무지개섬을 떠나 처음 듣는 말이 '알록달록'이라니...
비비드는 모노의 인사가, 또 그 말이 그다지 달갑지 않았고, 못마땅했다.
하지만 비비드는 예의상 모노의 인사에 답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퉁명스러운 심술이 삐져나온 것 만 같았다.
"네에, 반가워요, 잿빛의 당신, 저는 비비드 라고 한답니다."
물론, 모노에게 악의나 다른 뜻이 없다는 것은 모노의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 호기심 가득하고 흥미진진한 눈빛.
하지만 비비드는 그런 모노가 불편했다.
왜인지 정확히 설명을 할 수 없지만, 모노가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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