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생 Nov 21. 2024

#03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알록달록한 '비비드'


03-알록달록한 '비비드' (모노 이야기)


모노가 비비드를 만난 것은 회색도시의 해안이었다.

모노는 바다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회색에 도시에서 유일하게 회색이 아닌 색깔을 볼 수 있는 곳은 바다뿐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날씨가 궂은 탓에 바다도 회색 빛에 가까웠다.

그렇게 회색빛 바다를 바라보며, 실망한 모노는 그만, 도시로 돌아가려 했다.


그렇게 눈을 돌려 일어서려던 순간, 모노는 보고 말았다.

회색도시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알록달록한 색깔을 가진 소녀를 말이다.

그렇게 모노는 돌아가려던 발길을 멈추고 앉아, 한참을 소녀를 바라봤다.


<회색도시>는 온통 잿빛인 도시로, 관광객이나 여행객이 흔치 않은 도시이다.

가끔 다른 지역의 방문객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회색도시>를 일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방문객 대부분이 검정이나 짙은 회색 같은

정장 차림이었고, 그렇기에 그다지 신기할 것 없었다.

하지만 소녀는 달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가지 색상으로 알록달록하게 채워진 소녀의 색깔.

그런 알록달록한 소녀는 회색 바다가 신기한 듯 해안을 거닐고 있었고,

모노의 눈에 생전 처음 비친 알록달록한 소녀의 모습은 너무 예뻤다.

그렇게 모노는 반쯤 홀린 듯 그 소녀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걸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알록달록한 당신, 저는 <회색도시>에 살고 있는 '모노'라고 합니다."


'... 알록달록...'


"네에, 안녕하세요, 잿빛의 당신, 저는 <무지개섬>에서 온 비비드 라고 한답니다."


말실수라도 한 걸까?, 소녀의 반응은 어딘가 미묘하게 쌀쌀맞았다.

하지만 그런 것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모노의 눈에 비친 소녀는,

가까이서 본 소녀 비비드는 더욱 알록달록하고, 또 예뻤다.


                    

이전 03화 #02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