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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Nov 14. 2024

#02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무지개섬의 비비드


02 무지개섬의 비비드(비비드 이야기)


항상 형형색색의 빛깔로 반짝이는 섬, <무지개 섬>

그곳 무지개섬에는 유독 알록달록한 소녀 비비드가 살고 있었다.

'알록달록한 비비드' 사람들은 그녀를 그렇게 부르곤 했다.

하지만 비비드는 '알록달록'이라는 별명이 싫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색깔만을 보는 것 같아 싫었다.


비비드는 <무지개 섬>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그녀에게 섬의 휘향 찬란하고 형형색색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움도

너무나도 익숙하였고 전혀 아름답지도, 감동적이지 않았다.

비비드는 무지개 섬에서의 일상이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비비드는 무지개섬을 떠나 보기로 마음먹었다.


"어디가 좋을까?"


비비드는 고심 끝에 <세피아 왕국>으로 향하기로 했다.

'<세피아 왕국>은 햇살을 가득 머금은 빛바랜 색상으로 가득 찬 곳입니다.'

'그곳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듯한 기분까지 들게도 합니다.'

라는 글과 함께 <세피아 왕국>의 여러 사진들이 실린 관광 책자를 꼼꼼히 읽으며,

비비드는 생각했다.


"세피아 왕국에 가면 내 이 지겨운 색깔도 빛바래 옅어 질까?" 


그렇게 비비드는 무지개 섬을 뒤로한 채 <세피아 왕국>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객선은 비비드를 <세피아 왕국>으로 대려다 주지 못했다.

비비드가 탄 여객선은 풍랑을 만나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도착한 육지는

<세피아 왕국>이 아닌, 칙칙한 잿빛으로 가득 찬 도시, 바로 <회색도시> 해안이었다.


비비드가 <회색도시>에 도착해 처음 만난 사람은 잿빛의 소년 '모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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