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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Dec 26. 2024

#08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08 - 울지 마요, 모노


07 - 울지 마요, 모노. (비비드 이야기)


비비드는 모노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비비드는 모노를 따라 <회색도시> 이곳저곳을 다녔다.

고급 레스토랑이며, 근사한 공원이며,

모노는 신이 난 듯, 비비드에게 회색도시의 이곳저곳을 소개해주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잿빛의 회색인 도시,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근사한 공원도 온통 회색으로 뒤덮인 모습은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던 '무지개섬'에서 온 비비드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들 뿐이었다.


"잿빛의 당신, 정말 멋지네요."

"잿빛의 당신, 정말 맛있네요"


비비드는 따분함에 하품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비비드는 그녀 나름 모노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답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 ... 으어엉엉!"


그 순간, 모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비비드는 몹시 놀라고 당황했다.

비비드는 모노를 달래려, 아무 위로의 말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형식적인 비비드의 몇 마디 위로의 말을 듣던 모노가 말했다.


"비비드!, 저는... 제 이름은 잿빛의 당신이 아니라 모노예요"


모노의 말을 들은 비비드는 그제야 자신의 무례함을 깨달았다.

물론 비비드도 그녀 나름 노력을 했지만, 좀 더 다정해야 했다고 생각했다.

<회색도시>에서 처음 만난, 이 다정하고 친절한 잿빛의 사람 모노에게

퉁명스럽고 쌀쌀맞게 대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비비드 본인도 자신이 왜 그렇게 모노를 차갑게 대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비비드는 모노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노는 울상이 된 얼굴을 팔에 묻은 채, 

계속 울음을 터뜨리며, 뛰어 저 멀리로 달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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