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 울지 마요, 모노
07 - 울지 마요, 모노. (비비드 이야기)
비비드는 모노의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게 비비드는 모노를 따라 <회색도시> 이곳저곳을 다녔다.
고급 레스토랑이며, 근사한 공원이며,
모노는 신이 난 듯, 비비드에게 회색도시의 이곳저곳을 소개해주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잿빛의 회색인 도시,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근사한 공원도 온통 회색으로 뒤덮인 모습은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던 '무지개섬'에서 온 비비드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것들 뿐이었다.
"잿빛의 당신, 정말 멋지네요."
비비드는 따분함에 하품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비비드는 그녀 나름 모노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답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그 순간, 모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비비드는 몹시 놀라고 당황했다.
비비드는 모노를 달래려, 아무 위로의 말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형식적인 비비드의 몇 마디 위로의 말을 듣던 모노가 말했다.
모노의 말을 들은 비비드는 그제야 자신의 무례함을 깨달았다.
물론 비비드도 그녀 나름 노력을 했지만, 좀 더 다정해야 했다고 생각했다.
<회색도시>에서 처음 만난, 이 다정하고 친절한 잿빛의 사람 모노에게
퉁명스럽고 쌀쌀맞게 대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비비드 본인도 자신이 왜 그렇게 모노를 차갑게 대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비비드는 모노에게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노는 울상이 된 얼굴을 팔에 묻은 채,
계속 울음을 터뜨리며, 뛰어 저 멀리로 달아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