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책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감상문
살면서 읽었던 책이 많지는 않지만, 그중 몇몇 책들은 도통 읽고 나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오늘 얘기할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이라는 이 책이 나에게는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작품 중 하나다.
여전히 이 책이 담은 감성이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이 출간한 당시 국내에서 일본의 소설들이 상당히 인기가 있던 시절이며, 본 작품은 일본의 최연소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라며, 제법 떠들썩했던 작품이었다.
그 덕분에 기대감을 갖고 읽었던 내게 제법 큰 실망감을 준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한참을 책꽂이에서
먼지만 쌓여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읽기 시작한 책이 너무 어려워,
도망치듯 가벼운 읽을 거리를 찾고 있었던 것이 첫째요, 둘째로는 도통 재미없게 읽었음에도,
이 책의 제목이 강렬해서 인지, 가끔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줄거리>
고등학교에 진학한 주인공 '하츠' 그녀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많고 피로함도 많이 느끼는 인물이다.
중학교시절까지 친했던 친구가 다른 친구 그룹에 들어가며 서먹해지기도 하며,
결국 스스로 고립을 택하게 된다. 그렇게 일종의 왕따 같은 생활을 하던 중 같은 반에 자신과 비슷하게
겉도는 왕따 '니나가와'라는 남학생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니나가와는 '올리짱'이라는 아이돌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타쿠이다. 하츠는 그런 그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올리짱'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니나가와는 그의 집으로 그녀를 초대한다.
그렇게 방문한 니나가와의 집에서 그는 '울리짱'의 라디오 방송을 들어야 된다며, 손님인 '하츠'를 방치하고
라디오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화가 난 '하츠'는 라디오를 듣는 '나나가와'의 등짝을 발로 차고는 나온다.
그 후 '나나가와'는 '올리짱'의 콘서트 표가 생겼다며, '하츠'를 재차 초대한다.
그렇게 '나나가와'와 '하츠'는 '올리짱'의 콘서트를 함께 가게 된다. 그렇게 콘서트가 끝나고 '나나가와'는
한 번이라도 더 '올라짱'을 보기 위해 대기실까지 쫓아가다가, 경호원들에게 저지 당해 내팽게쳐진다.
그렇게 '올리짱'을 못 봤다는 실망감과 더불어 '올리짱'에게 본인이 변태 혹은 스토커로 비쳤을 거라는
생각에 낙심하여 쭈그려 앉아 있는 '나나가와'에게 '하치'는 그의 등을 발로 지그시 눌러준다.
본 작품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섬세한 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묘사로도 도무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작품의 주인공 '하츠'는 '나나가와'를 이성적으로 느끼기보다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서 오는
동질감이나 연민을 느끼고 '나나가와'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요구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나나가와'는 인간관계고 뭐고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아이돌 '올리짱'에게만
고정되어 있다. 그저 그에게 '하치'는 같은 '올리짱'을 좋아하는 동료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같은 왕따임에도, 인간관계에서 고민하고 피곤해하는 자신과 달리, 자신이 좋아하는
'올리짱'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완벽한 마이페이스 인 '나나가와'가 얄미워 보인 나머지
그의 등을 발로 걷어차 버린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고등학교 때 하루하루 참 즐겁게 지냈었던 것 같다. 항상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시간만 나면 축구를 하며, 그렇게 보냈던 터라, 인간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던 적은 적어도 고등학교
시절에는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사춘기의 남학생과 여학생의 감수성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나는 이 책이 표현하는, 말하고자 하는 감성을 100% 이해할 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