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학교 밖 이야기
최근 사상 최악의 출산율을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내가 살았던 시절과는 전혀 다르겠구나.'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 교육 현장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돕는 상담사이자 청소년 지도사입니다. 제가 일하는 지역은 대한민국에서도 교육열이 유독 높은 곳입니다. 매년 수많은 서울대생과 서울 소재 대학 합격생을 배출하는 곳이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발생률은 약 1~2%로 추산됩니다.
숫자만 보면 낮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분들에게는 꽤 높은 수치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 학교에 한두 명 정도의 자퇴생이 있었을 뿐이니까요.
오늘날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해외유학처럼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경우도 있고, 질병, 학교폭력, 학교부적응, 정신건강 문제, 진학 고민 등 다양한 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이유의 밑바닥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이해받지 못함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A라는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A는 부모님, 친구, Wee클래스 상담 선생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을 찾아가 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이해를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흔히 어른들은 이런 말들을 합니다.
"그런 일로 학교를 그만두면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려고?"
"나도 더 힘든 일을 겪었어."
"네가 뭔가 잘못했으니 그런 일이 생긴 거 아니겠니?"
하지만 아이들이 진심으로 듣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이랬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겠구나."
"그동안 어떻게 참았니?"
"네 잘못이 아니야."
청소년들은 문제 해결보다 먼저, 자신의 감정과 존재가 인정되고 공감받기를 원합니다.
제가 만난 천 명이 넘는 학교 밖 청소년 중, 똑같은 이유로 학교를 떠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들의 삶과 이야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는 것은 이해받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아이들과 대화를 시작하는 첫걸음입니다.
부모님들께 자주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학업의 중단이나 꿈의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학교를 떠난 이후의 삶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선택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최근 읽은 소설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우리는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납득하지 못한다."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들이 걷는 길이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너는 잘하고 있어. 그리고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모릅니다.
이 글이 여러분께 학교 밖 청소년들을 이해하는 데 작은 다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들을 위한 따뜻한 시선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