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하루를 누가 점유할 것인가?
안녕하세요 여러분, 커머스의 모든 것입니다.
올해 커머스의 키워드는 단 하나, “고객의 하루를 점유하라”입니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무엇을 팔 것인가’가 아니라 ‘고객이 머무는 시간과 경험을 어떻게 점유할 것인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어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요..)
이번 글에선 최근 주요 소식을 위주로 제조업체의 플랫폼 진출, 프리미엄 고객 마케팅, 백화점의 체험화, 패션의 오프라인 IP화, 멤버십의 네트워크화에 대해 나눠볼게요.
1️⃣ 제조업의 반격 — 하림 ‘오드그로서(ODD GROCER)’ 론칭
하림그룹이 신선식품 직배송 플랫폼 ‘오드그로서’를 출범했어요.
슬로건은 ‘오늘 준비된 최고의 맛을 드립니다.’
핵심은 당일 생산·당일 출고·당일 배송, 즉 고객의 식탁까지 ‘시간’으로 경쟁하는 모델이에요.
하림은 약 1,500억 원을 투자해 전용 물류센터(FBH)를 구축했고, 농가 직거래 + 즉시 가공 + 합포장 배송을 결합한 자체 콜드체인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이 모델은 C2C(Cut to Consume) 구조라고 불려요.
✔ C2C란?
우리가 알던 C2C(Consumer to Consumer)와 조금 다른 개념인데요. 소비 직전 단계에서 자르고, 가공하고, 바로 배송한다’는 개념이에요. 즉, 고객이 구매한 시점에 맞춰 상품을 생산·처리하는 방식으로, 신선식품 산업에서 ‘신뢰 기반 공급’의 새로운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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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유통을 통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림의 시도는 단순한 유통 확장이 아닌, “제조업체가 직접 소비자 경험을 설계" 하는 도전이에요.
브랜드가 유통을 통제하면, 품질·스토리·배송까지 하나의 일관된 브랜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식품 제조사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브랜드 커머스(Brand Commerce)’로 전환하는 모델이 될 거예요. (물론 잘만 된다면요..)
하림의 ‘오드그로서’는 제조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점에서 산업 구조의 전환점으로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신선식품 커머스의 근본적인 한계에도 직면해 있습니다.
신선식품은 물류·수율·폐기율이라는 ‘3중 리스크’가 존재해요. 특히 냉장·냉동 상품은 상품 손실률이 높고, 배송 단가가 타 품목보다 2~3배 비싸죠.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정육각’, ‘프레시지’, ‘야쿠르트 프레딧’ 등 여러 신선배송 스타트업이 수익성 악화로 사업을 축소하거나 피봇한 바 있습니다.
하림의 강점은 바로 이 물류와 원물 소싱을 자체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즉, ‘제조 + 유통 + 물류’를 일원화할 수 있기 때문에 타 플랫폼 대비 원가 구조의 효율화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조업 기반의 안정성은 소비자 UX와 브랜드 경험 측면에서의 유연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하림이 기존 ‘기업 중심 사고’를 벗어나 플랫폼 DNA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겁니다.
경쟁 측면에서 보면,
컬리와 쿠팡은 이미 ‘신선 물류’ 부문에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통해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선점한 상태예요.
컬리는 ‘샛별배송’을 통해 수도권 프리미엄 시장에서 고객 신뢰(신선도 보증)를 확보했고, 쿠팡은 전국 단위 ‘로켓프레시’로 속도와 범위 모두를 장악했습니다.
오드그로서는 이 둘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차별화된 고객 세그먼트(예: 고급 원물 중심, 산지 직거래형)를 공략해야만 하죠.
즉, 대중 시장보다는 ‘신뢰형 식탁 경험’을 원하는 중산층·미식가층을 겨냥한 하이엔드 식품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 전략적으로 현명해요.
또 하나의 한계는 ‘고객 접점의 빈도’입니다.
식품은 반복 구매율이 높지만, 브랜드 충성도는 낮아요.
따라서 하림이 단순 식품 판매를 넘어 ‘식단 제안’, ‘레시피 콘텐츠’, ‘원산지 투명성’ 같은 스토리텔링 기반 콘텐츠 커머스로 확장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고객 락인(Lock-in)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요약하자면,
하림의 강점: 수직 통합형 공급망(제조·물류·유통)
약점: 물류비 부담, 고객 경험 부족, 플랫폼 DNA 부재
기회: 프리미엄 식문화·산지직송·브랜드 신뢰 강화
위협: 쿠팡·컬리의 물류 규모와 충성 고객 기반
즉, 오드그로서는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신뢰’의 경쟁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림이 직접 유통을 통해 식품 산업의 투명성과 품질 신뢰를 증명해낸다면, 지금의 한계를 넘어 ‘국내 제조업형 커머스’의 성공 첫 사례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글로벌 사례를 포함한 보다 자세한 콘텐츠는 �
2️⃣ 이커머스의 프리미엄화 — 온라인 VVIP 마케팅의 시대
컬리, 무신사, SSG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상위 1% 고객을 위한 전용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컬리는 반기 기준 상위 999명을 VVIP로 선정해 ‘전용 큐레이션관’ 접근권과 파인다이닝 초청권, 샴페인 시음회를 제공합니다.
무신사는 7월 새 등급 체계에 ‘블랙 다이아몬드(9등급)’을 추가했고, 누적 포인트 1억 이상 고객에게 9% 상품 쿠폰을 제공하고 있죠.
SSG닷컴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10% 장보기 쿠폰과 명품 뷰티 체험 이벤트를 운영하며 ‘온라인 VIP 경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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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커머스도 단순한 할인 경쟁이 아닙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 백화점처럼 ‘고객 관계 기반의 럭셔리 비즈니스’에 신경 쓰기 시작했어요.
이커머스의 핵심 가치가 ‘가격’에서 ‘관계’로 이동한 셈이죠.
특히 VVIP 고객은 구매력뿐 아니라 SNS 확산력과 리뷰 파워를 가진 브랜드 앰버서더로 기능합니다.
이제 충성 고객은 단순히 재구매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마케팅 자산’으로서의 고객이에요.
3️⃣ 백화점의 리브랜딩 — ‘중가 여성복’의 퇴장과 MZ 브랜드의 부상
전통적인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빠르게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 여성복 매장은 30~40대 여성복의 상징이던 ‘온앤온’, ‘보브’, ‘잇미샤’ 같은 브랜드들이 중심을 차지했죠.
하지만 최근에는 이 자리를 마뗑킴, 드파운드, 르비쥬, 새터(SAETER) 같은 영 디자이너 브랜드와 컨템포러리 편집숍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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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중가 브랜드의 퇴장”처럼 보이지만, 사실 백화점이 추구하는 건 ‘가격대의 재편’이 아니라 ‘고객 경험의 세분화’예요.
즉, 30~40대 여성 고객층이 한 덩어리로 존재하던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자기 취향을 소비하는 세대’로 분화된 겁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이런 변화를 반영해 “브랜드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매장 운영 전략을 전환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은 최근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존을 확장하며 신진 브랜드 팝업을 연중 운영하고 있어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역시 자사 편집숍 ‘비이커(BEAKER)’나 외부 셀렉숍의 팝업 협업을 통해 ‘머무는 리테일’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백화점의 ‘상품 진열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예전에는 층별로 브랜드가 고정되어 입점했지만, 지금은 테마형 큐레이션으로 전환되어 유동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이는 백화점이 매출 중심에서 ‘체류 중심’으로, 판매 공간에서 ‘콘텐츠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뜻이에요.
즉, 고객이 단순히 쇼핑을 ‘하는 곳’이 아니라, ‘패션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으로 느끼게 만드는 거죠.
해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일본 이세탄 신주쿠의 ‘리・스타일(ReStyle)’은 매 시즌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팝업 형태로 소개하며, 백화점이 직접 트렌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국 셀프리지스는 ‘브랜드 매장 중심 백화점’의 틀을 가장 먼저 깬 기업이에요. 더 이상 고정 입점 브랜드가 중심이 아니라, 백화점이 직접 기획하는 테마형 큐레이션 존이 핵심이에요.
“Project Earth”와 “The Corner Shop”을 통해 지속가능한 패션, 순환 소비, 예술 협업 같은 콘텐츠를 시즌마다 재구성하며, 고객이 ‘구경이 아닌 체험’을 하게 만들죠.
4️⃣ 패션 플랫폼의 공간 실험 — 하고하우스 ‘모자이크 한남’
패션 플랫폼 하고하우스(HAGO HOUSE)가 오픈한 복합문화공간 ‘모자이크 한남(MOSAIC HANNAM)’이
4일 만에 방문객 7,000명, 매출 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출처 : 하고하우스
이곳은 마뗑킴·르셉템버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했고, 독일 커피 브랜드 ‘보난자커피’가 함께 운영돼
패션+카페+전시의 융합형 공간으로 구성됐어요.
이 공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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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한남’은 하고하우스가 그리는 브랜드 방향의 실험장이에요.
온라인은 효율적이지만, ‘정체성’과 ‘차별화된 경험’은 오프라인이 강해요.
특히 MZ세대는 경험에 강하게 반응하죠. 그들이 “브랜드를 느끼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이런 공간은 SNS 콘텐츠로 전환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과 고객 유입을 이끌어요
고객이 공간에서 머물고, 사진을 찍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순간이 곧 브랜드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에요.
즉, 공간은 더 이상 ‘유통 채널’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공간이죠.
이는 글로벌 K-패션이 브랜드 경험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는 실험적 방향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최근 방문했을 때 한국인보다 외국인의 비중이 높아 보였는데요.
‘모자이크 한남’은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이 브랜드 경험 기반으로 차별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요.
5️⃣ 구독경제의 진화 — 단독 멤버십에서 제휴 생태계로
유통·플랫폼 업계는 이제 ‘혼자 가는 구독’에서 ‘연결되는 구독’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배달의민족은 유튜브 프리미엄과 제휴한 복합형 ‘배민클럽’을 내놨고, 요기요는 네이버·토스와 손잡은 ‘요기패스X’를 통해 16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우버원, 넷플릭스, 컬리 등과 제휴하며 하루의 소비 여정을 통합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GS25·GS샵·GS더프레시를 하나로 묶은 ‘GS ALL’을 선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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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경쟁의 본질은 이제 ‘혜택 크기’가 아니라 ‘생활 연결성’이에요.
아마존 프라임이 ‘배송+콘텐츠+음악’을 묶었다면, 국내 시장은 ‘생활+콘텐츠+데이터’ 중심의 통합 경험형 구독경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구독의 승부처는 락인(Lock-in)+리텐션(Retention)이에요.
고객을 억지로 묶는 게 아니라, ‘머무르고 싶게 만드는 경험’을 설계한 브랜드가 승산이 있을 거예요.
▶ 참고기사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50910500118
https://www.yna.co.kr/view/AKR20251002143000030?input=1195m
https://view.asiae.co.kr/article/2025100118055434938
https://www.news1.kr/industry/distribution/5929628
https://www.hans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1675